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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 '계열분리' 수면 위로…구본준 고문, 상사·하우시스 떼어 낼 듯

■LG그룹, '마지막 계열분리' 될까

구본준 고문, 주력사업 외 계열사 가져갈 듯

LG 측 "기업가치 제고위한 고려..미정"

재계, 장남 승계의 후속작업으로 판단

대표적 계열분리는 LS·희성 그룹 등

구본준 고문구본준 고문






LG(003550)그룹이 또 한 차례 계열분리를 경험할 전망이다. 지난 2018년 5월 별세한 고 구본무 전 LG그룹 회장의 동생인 구본준 고문이 그룹의 주력사업인 전자와 화학 계열사를 제외한 나머지를 떼어내 별도의 소그룹으로 만든다는 안이 유력하게 제기됐다. 16일 재계에 따르면 구본준 고문은 LG그룹 현 체제에 크게 부담되지 않으면서도 일감 몰아주기 등 그룹 내 현안을 해결할 수 있는 계열사를 분리할 것으로 점쳐진다. 구본준 고문은 고(故) 구본무 회장의 동생일 뿐 아니라 전자·LCD·상사 등의 대표이사를 지낸 그룹 내 핵심 경영인으로 꼽힌다. 유력한 분리 대상 기업은 LG상사(001120)LG하우시스(108670)가 거론되고 있다. LG상사는 그룹의 물류 회사인 판토스도 자회사로 보유하고 있다. 이외에도 디스플레이 핵심 부품 제조사인 실리콘웍스와 화학 소재 제조사인 LG MMA 등도 분리 작업에 거론되는 회사로 알려졌다.

그간 재계에서 LG상사와 판토스는 계열 분리 가능성이 높은 곳으로 점쳐졌다. 30여 년 간 LG그룹 해외 물류를 도맡아 온 판토스는 LG전자(066570), LG화학 등이 주요 고객사로 내부 거래 비율이 60%에 이르러 그동안 공정거래위원회 조사 표적이 돼 왔다. 이 때문에 LG그룹 안팎에서는 구광모 회장 등 특수관계인들이 판토스 지분을 정리하고, LG상사가 여의도 LG트윈타워 지분을 ㈜LG에 매각하며 광화문 LG빌딩으로 이사한 것 등을 근거로 LG상사가 분리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LG하우시스는 2009년 LG화학의 산업재 사업 부문을 분할해 만든 건축 자재, 자동차 소재 기업으로 지난해 매출 3조원, 영업이익 700억원을 거뒀다. LG그룹 주력인 전자·화학과 무관한 부문에서 독자적 사업 영역을 꾸준히 확대해 왔다.


이번 그룹 분리설에 대해 LG 관계자는 “기업 가치 제고를 위해 고려하는 다양한 방안 가운데 하나”라며 “아직 확정된 것은 없다”고 설명했다. 재계에서는 LG그룹이 언론 보도에 대해 강력하게 부정하지 않고 있다는 사실을 ‘사실상의 긍정’으로 해석하는 모습이다. 특히 장남이 경영권을 이어받고 차남 등 이외 아들들은 비주력 계열사를 가져가는 식으로 가족 내 잡음을 없애왔던 LG그룹의 독특한 승계법이 이번에도 적용된 것으로 재계는 보고 있다. 재계의 한 관계자는 “구본준 고문이 주도하는 계열분리는 그간 시간 문제로 여겨졌을 정도로 당연시 되어왔다”며 “언제 떨어져 나가느냐의 문제였지, (분리를) 한다 안한다의 문제는 아니었던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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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영등포구 여의도동 LG트윈타워./사진제공=LG서울 영등포구 여의도동 LG트윈타워./사진제공=LG


한편 이번 전망대로 LG그룹이 계열분리를 마치게 된다면 창업주부터 4대까지 걸친 기업 경영사(史)의 마지막 분리일 것이라 추정된다. LG그룹은 유교적 원칙에 따라 선대 회장이 별세하면 장남이 그룹 경영권을 이어받고 동생들은 사업을 갖고 나가 독립하는 전통이 있다. 실제로 창업주 구인회 회장이 별세한 후 첫째 동생인 고 구철회씨의 자녀들은 1999년 LG화재(현 LIG)를 분리해 나갔다. 또 다른 동생들인 구태회·구평회·구두회씨는 2003년 그룹서 떨어져 나간 후 2005년 LS그룹을 별도로 만들었다. LS그룹은 출범 초기 3형제가 4:4:2로 경영권을 나누었는데, 지금까지 이 비율을 유지하고 있다.

2세대에 이르러서는 구인회 회장의 차남인 고 구자승 전 LG상사 사장의 자녀들이 2006년 LG패션을 분사, 독립했으며 지난 2014년 사명을 LF로 변경하며 사업을 이어오고 있다. 구인회 회장의 3남 구자학 회장은 2000년 1월 LG유통 식품 서비스 부문을 독립시켜 아워홈을 설립했다.

3세대에 이르러서는 희성그룹이 대표적인 그룹 분리의 사례로 꼽힌다. 1996년 구자경 회장의 차남인 구본능 회장이 희성금속, 국제전선, 한국엥겔하드, 상농기업, 원광, 진광정기 등 6사를 떼어내 희성그룹을 만들었다.


이수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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