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통일·외교·안보

강경화 "남성 기득권 문화가 나를 받아들이는지 의문 들 때 있다"

tvN 포럼서 재러드 다이아몬드 교수 지적에

"기를 쓰고 하는데 '여성이라 이러나' 느껴"

"외교부, 시간이 지나면 여성이 다수 될것"

박지원 '한일 공동선언' 제안엔 "협의 안해"

'공무원 피살' 때도 靑회의·오찬 등 참석 못해

외교부 "패싱 논란은 사실무근...국익만 저해"

강경화 외교부 장관. /연합뉴스강경화 외교부 장관. /연합뉴스



강경화 외교부 장관이 “여성으로서 처음 외교부 장관이라는 막중한 자리에서 기를 쓰고 다 하고 있지만 간혹 ‘여성이기 때문에 이런가’ 하는 걸 느낄 때가 있다”며 “‘남성 위주의 기득권 문화 속에서 내가 과연 받아들여지고 있나’라는 질문을 스스로 할 때가 없지 않다”고 토로했다.

강 장관은 16일 외교부가 방송사 tvN과 함께 진행한 ‘글로벌 혁신을 위한 미래대화’ 포럼에서 재러드 다이아몬드 미국 로스앤젤레스 캘리포니아대학(UCLA) 교수가 ‘여성이 역량을 발휘할 환경이 미진하다’는 취지의 지적을 하자 이렇게 말했다. 강 장관은 그러면서 “그럴 때마다 니는 그냥 내가 하는 일에 최선을 다하고 밤에 잘 때 ‘오늘 할 일을 다 했나’에 편한 답을 할 수 있으면 편히 자고 그 다음 날을 대비한다”고 덧붙였다. 강 장관은 또 “외교부만 해도 간부급에는 여성이 드물지만 주니어급에서는 다수”라며 “시간이 흐르면 어쩔 수 없이 여성이 다수가 되면서 많이 바뀔 것”이라고 내다봤다.

강 장관은 지난 13일 SBS 8뉴스와의 화상 인터뷰에서 박지원 국가정보원장의 ‘한일 정상 공동선언 제안’과 관련한 질문을 받고 “이 사안 자체에 대해서는 외교부로서는 충분히 협의를 한 상황이 아니다”라고 밝혔다. ‘박 원장이 일본에 가는 것조차 모르고 있었느냐’는 추가 질문에는 “사전에 인지는 늘 하고 있지만 (일본에) 가셔서 하시는 말씀에 대해서는 공개적으로 평가 드릴 위치가 아니다”라고 말을 돌렸다.


박 원장과 이낙연 대표, 국회의원들이 주장하는 ‘내년 도쿄올림픽 계기의 한일 정상 간 협의’와 관련해서도 “취지에는 충분히 공감이 된다”면서도 “외교당국, 외교부, 안보 부처 사이에 충분히 협의가 된 것은 아니다”라고 답했다. 연말 개각 때 거취에 관한 질의엔 “임명권자(문재인 대통령)께서 필요하다고 하실 때까지 최선을 다하고 있을 따름”이라고만 말했다.

관련기사



강 장관은 지난 9월23~24일 북한의 공무원 피살 사건과 관련한 청와대 긴급관계장관회의 소집 때도 부름을 받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 이후 노영민 대통령 비서실장, 서훈 국가안보실장, 이인영 통일부 장관 등 장관급 인사 4∼5명이 주요 현안을 논의한 오찬에도 참석하지 못했다.

강 장관은 지난달 7일 국회 외교통일위원회 국정감사에서 긴급관계장관회의 소집을 외교부 직원들도 언론을 보고 알았다며 “연락을 받지 못한 부분은 분명 문제점이 있다고 생각해 다음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상임위원회에서 문제를 제기한 귀 시정을 요구했고 시정됐다”고 말했다. 이어 “그런 중요한 회의를 외교부가 언론을 보고 알았다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라면서도 “저를 패싱하기 위해 한 회의는 아니라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한편 이날 외교부는 강 장관이 청와대와 박 원장, 여당으로부터 또 다시 ‘패싱’을 당한 게 아니냐는 지적이 일자 강하게 반발했다. 외교부는 입장문을 내고 “최근 대일외교에서 외교부가 패싱되고 있으며 각급 소통채널도 막혀있다는 보도는 사실무근”이라며 “한일관계 개선을 위해 외교부를 최일선 축으로 국회 등과 하나의 팀이 돼 범정부적 노력이 진행 중인 가운데 사실과 다른 기사가 보도된 데 대해 유감을 표명한다”고 반박했다. 이어 “표면적 요소에만 근거한 단정적·추측성 기사는 자칫 엄중한 대내외 환경 하에서 다각도로 진행 중인 우리 국익 수호·증진 노력에 보탬이 되지 않고 오히려 이를 저해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윤경환 기자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더보기
더보기





top버튼
팝업창 닫기
글자크기 설정
팝업창 닫기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