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회일반

[행동시그널] 우리가 기후변화를 외면해온 이유(영상)

부쩍 기후변화에 대한 논의가 활발해졌다. 사람들은 ‘착한 소비’에 관심을 갖기 시작하고, 언론은기후변화와 관련된 기사를 쏟아내기 시작했다. 정부는 지난 8월 ‘그린 뉴딜’ 정책을 내놓았다. 비단 한국만의 상황은 아니다. 미국에선 조 바이든 당선인이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탈퇴선언한 파리기후변화협약에 복귀할 것이라고 공언했다. 기후변화에 대한 논의는 오래전부터 시작됐지만 오늘날처럼 활발히 진행된 적은 없었다. 우리는 왜 오늘 기후변화에 주목하고 있는 걸까. 행동경제학연구소 정태성 대표와 우리가 지금까지 기후변화를 외면해왔던 이유와 기후변화 대응에 효과적인 프레임에 대해 알아봤다.

Q. 왜 지금 기후변화인가?


지금까지 기후변화에 대한 호응이 없었던 가장 큰 이유는 기후변화가 눈에 보이지 않기 때문이다. 기후변화로 인해서 눈에 띄게 뭔가가 바뀌거나 내가 손해를 보는 일이 없기 때문에 기후변화를 실감하지 못했다. 그런데 최근 코로나19 사태로 인해 기후변화가 눈에 보이기 시작한 것이다. 코로나19로 인해 공장 가동이 멈추고, 사람들의 활동반경이 줄어들다 보니 하늘이 맑아졌다. 미세먼지가 줄은 탓이다. 코로나19 이전에는 우리가 기후변화에 대해서도 둔감하게 반응했다면 이제 눈에 보이기 시작하니 기후변화에 더 주목하게 되는 것이다. 실제로 기후변화 관련 기사의 양이 늘어난 것도 사실이지만 같은 기사라고 하더라도 기후변화가 눈에 보이니 관련 기사를 더 눈 여겨 보게 되는 경향이 있다.

Q. 기후변화 논의는 오래 전부터 있었다. 이전에는 기후변화에 대해 안일하게 생각해왔던 이유는 무엇인가?

사람들은 기본적으로 미래에 일어나는 금전적인 손실이나 이득을 현재로 환원해서 생각하는 경향이 있다. 이를 할인율이라고 부른다. 할인율은 미래 시점의 일정 금액과 동일한 가치를 갖는 현재 시점의 금액을 계산하기 위해 적용하는 비율을 가리킨다. 쉽게 말하면 사람들은 미래의 불확실한 손실보다는 단기적인 비용이나 손해에 훨씬 민감한 것이다. 20년 전 기후변화에 대한 논의를 시작할 때는 너무 먼 미래에 대한 이야기였기 때문에 미래의 손실, 즉 미래에 기후변화로 인해 우리가 입을 피해에 대해선 둔감하게 반응한 것이다. 막연히 ‘미래에는 기후변화 문제가 해결돼 있겠지’라고 쉽게 넘겨버리고 말았다.

Q. 기후변화가 눈에 보이기 시작했음에도 여전히 ‘그린 정책은 돈 낭비’라는 시선이 있다. 왜 그럴까?

기후변화에 대한 프레임이 잘못됐다. 기본적으로 어떤 메시지를 전달할 때는 프레임을 갖고 얘기를 한다. 어떤 정책적인 메시지를 던질 때도 마찬가지다. 나름대로 틀을 만들어서 전달하는데, 현재 그린 정책을 펼치는 쪽의 ‘그린 정책이 일자리를 창출한다’는 프레임은 효과적이지 못하다. 기후변화가 우리에게 얼마나 큰 경제적 손실을 가져오는지를 전달하는 프레임을 택할 필요가 있다.

최근 테슬라가 자동차 기업 중 시총 1위를 달성했다. 테슬라는 대표적인 전기차 업체로 친환경 에너지를 기반으로 한다. 내연기관 자동차 업체를 밀어내고 전기차 업체인 테슬라가 1위를 차지했다는 것은 시사하는 바가 크다. 전세계적으로 에너지 패러다임이 변화하고 있는데, 기존의 탄소경제에 머무른다면 가까운 미래에 경제적 손실로 다가올 것이다.

Q. 왜 여러 프레임 중 경제적 손실 프레임을 사용해야 하나?

우리나라의 국민 정서 탓이다. 우리나라 국민은 경제적 손실 프레임에 가장 민감하게 반응한다. 2015년 최승주 서울대학교 교수가 같은 조건의 세 식당에 다른 내용의 음식물 잔반 줄이기 캠페인 포스터를 붙여 잔반 감소량을 비교하는 실험을 진행했다. 첫번째 식당에는 음식물 쓰레기로 인해 발생하는 경제적 손실을 언급한 포스터를, 두번째 식당에는 음식물 쓰레기로 인해 발생하는 환경오염을 언급한 포스터를, 세번째 식당에는 결손 아동들을 언급한 포스터를 붙였다. 실험 결과 첫번째 식당의 잔반이 가장 많이 줄었다. 경제적 손실이 우리나라 국민 정서에 가장 효과적인 프레임인 것이다. 비슷한 실험을 다른 나라에서 진행한 경우 전혀 다른 결과가 나오기도 한다.






부쩍 기후변화에 대한 논의가 활발해졌다. 사람들은 ‘착한 소비’에 관심을 갖기 시작하고, 언론은기후변화와 관련된 기사를 쏟아내기 시작했다. 정부는 지난 8월 ‘그린 뉴딜’ 정책을 내놓았다. 비단 한국만의 상황은 아니다. 미국에선 조 바이든 당선인이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탈퇴선언한 파리기후변화협약에 복귀할 것이라고 공언했다. 기후변화에 대한 논의는 오래전부터 시작됐지만 오늘날처럼 활발히 진행된 적은 없었다. 우리는 왜 오늘 기후변화에 주목하고 있는 걸까. 행동경제학연구소 정태성 대표와 우리가 지금까지 기후변화를 외면해왔던 이유와 기후변화 대응에 효과적인 프레임에 대해 알아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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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태성 행동경제학연구소 대표정태성 행동경제학연구소 대표



Q. 왜 지금 기후변화인가?

지금까지 기후변화에 대한 호응이 없었던 가장 큰 이유는 기후변화가 눈에 보이지 않기 때문이다. 기후변화로 인해서 눈에 띄게 뭔가가 바뀌거나 내가 손해를 보는 일이 없기 때문에 기후변화를 실감하지 못했다. 그런데 최근 코로나19 사태로 인해 기후변화가 눈에 보이기 시작한 것이다. 코로나19로 인해 공장 가동이 멈추고, 사람들의 활동반경이 줄어들다 보니 하늘이 맑아졌다. 미세먼지가 줄은 탓이다. 코로나19 이전에는 우리가 기후변화에 대해서도 둔감하게 반응했다면 이제 눈에 보이기 시작하니 기후변화에 더 주목하게 되는 것이다. 실제로 기후변화 관련 기사의 양이 늘어난 것도 사실이지만 같은 기사라고 하더라도 기후변화가 눈에 보이니 관련 기사를 더 눈 여겨 보게 되는 경향이 있다.

Q. 기후변화 논의는 오래 전부터 있었다. 이전에는 기후변화에 대해 안일하게 생각해왔던 이유는 무엇인가?

사람들은 기본적으로 미래에 일어나는 금전적인 손실이나 이득을 현재로 환원해서 생각하는 경향이 있다. 이를 할인율이라고 부른다. 할인율은 미래 시점의 일정 금액과 동일한 가치를 갖는 현재 시점의 금액을 계산하기 위해 적용하는 비율을 가리킨다. 쉽게 말하면 사람들은 미래의 불확실한 손실보다는 단기적인 비용이나 손해에 훨씬 민감한 것이다. 20년 전 기후변화에 대한 논의를 시작할 때는 너무 먼 미래에 대한 이야기였기 때문에 미래의 손실, 즉 미래에 기후변화로 인해 우리가 입을 피해에 대해선 둔감하게 반응한 것이다. 막연히 ‘미래에는 기후변화 문제가 해결돼 있겠지’라고 쉽게 넘겨버리고 말았다.

Q. 기후변화가 눈에 보이기 시작했음에도 여전히 ‘그린 정책은 돈 낭비’라는 시선이 있다. 왜 그럴까?

기후변화에 대한 프레임이 잘못됐다. 기본적으로 어떤 메시지를 전달할 때는 프레임을 갖고 얘기를 한다. 어떤 정책적인 메시지를 던질 때도 마찬가지다. 나름대로 틀을 만들어서 전달하는데, 현재 그린 정책을 펼치는 쪽의 ‘그린 정책이 일자리를 창출한다’는 프레임은 효과적이지 못하다. 기후변화가 우리에게 얼마나 큰 경제적 손실을 가져오는지를 전달하는 프레임을 택할 필요가 있다.

최근 테슬라가 자동차 기업 중 시총 1위를 달성했다. 테슬라는 대표적인 전기차 업체로 친환경 에너지를 기반으로 한다. 내연기관 자동차 업체를 밀어내고 전기차 업체인 테슬라가 1위를 차지했다는 것은 시사하는 바가 크다. 전세계적으로 에너지 패러다임이 변화하고 있는데, 기존의 탄소경제에 머무른다면 가까운 미래에 경제적 손실로 다가올 것이다.

Q. 왜 여러 프레임 중 경제적 손실 프레임을 사용해야 하나?

우리나라의 국민 정서 탓이다. 우리나라 국민은 경제적 손실 프레임에 가장 민감하게 반응한다. 2015년 최승주 서울대학교 교수가 같은 조건의 세 식당에 다른 내용의 음식물 잔반 줄이기 캠페인 포스터를 붙여 잔반 감소량을 비교하는 실험을 진행했다. 첫번째 식당에는 음식물 쓰레기로 인해 발생하는 경제적 손실을 언급한 포스터를, 두번째 식당에는 음식물 쓰레기로 인해 발생하는 환경오염을 언급한 포스터를, 세번째 식당에는 결손 아동들을 언급한 포스터를 붙였다. 실험 결과 첫번째 식당의 잔반이 가장 많이 줄었다. 경제적 손실이 우리나라 국민 정서에 가장 효과적인 프레임인 것이다. 비슷한 실험을 다른 나라에서 진행한 경우 전혀 다른 결과가 나오기도 한다.

정현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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