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중기·벤처

관공서가 살린 삼보컴퓨터…“코로나19에도 끄떡없다”

공공납품 위해 자발적 中企 택한 삼보

코로나19에도 8년 연속 영업흑자 전망

삼보컴퓨터의 첫 모델 SE-8001. /사진제공=삼보컴퓨터삼보컴퓨터의 첫 모델 SE-8001. /사진제공=삼보컴퓨터



1990년대 컴퓨터 시장 선두기업에서 2000년대 중반 부도 직전까지 갔던 삼보컴퓨터가 공공 납품 시장에서 승승장구 중이다.

공공 납품 시장은 B2C 시장보다 제품 가격이 상대적으로 높고 경기와 상관없이 꾸준한 주문이 들어오는 특성이 있어 삼보컴퓨터 역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에도 큰 타격 없이 8년 연속 영업흑자를 이어가고 있다.

17일 삼보컴퓨터는 올해 3·4분기까지 3개 분기 누적 825억원 매출을 올렸다고 공시했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 역시 62억원을 기록했다.


이 속도라면 올해 전체 매출액은 1,000억원을 넘어서고 영업이익 역시 70억원 수준을 올릴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삼보컴퓨터는 2012년 이후 매년 1,000억원 이상 매출액에 50~100억원을 오가는 영업이익을 보여주고 있다.



2012년 전까지는 매년 적자를 나타냈는데 2013년부터 공공 납품 시장에 진입하고 현재까지 안정적인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실제 2013년 이후 삼보컴퓨터 매출의 90% 이상은 관공서, 학교 등 공공 납품 시장서 나온다.

2010년 이후 대기업 PC제품이 정부 납품 시장서 제외되면서 삼보컴퓨터에게 기회가 생겼다. 중소기업만 공공 납품 시장에 PC를 수주할 수 있게 된 것이다. 당시만 해도 인력, 매출, 자본금 등 규정으로 삼보컴퓨터는 중견기업으로 분류됐다. 그러다 2012년 공공 납품 시장에 참여하기 위해 자발적으로 몸집을 줄여 중소기업 ‘자격’을 얻었다. 현재까지 PC부문 주요 공공 납품처 역할을 하고 있다.

삼보컴퓨터의 2017년 데스크탑 모델. /사진제공=삼보컴퓨터삼보컴퓨터의 2017년 데스크탑 모델. /사진제공=삼보컴퓨터


1980년 청계천에서 창업한 삼보컴퓨터는 한국 최초 컴퓨터 SE-8001을 만들며 국내 초창기 컴퓨터 시장의 선두기업이었다. 1997년 매출액은 1조원를 기록하고 2000년엔 매출 4조원을 돌파하며 PC 시장 성장의 중심에 있었다. 하지만 2000년대 초반 시티폰, 초고속 인터넷, 케이블방송 등 무리한 투자로 부채가 커지며 2005년 법정관리까지 들어갔다. 법정관리 후 회사 주인이 몇 번 바뀌고 결국 창업자 이용태 전 대표의 아들인 이홍선 대표가 회사를 최종 인수했다.

업계 관계자는 “한때 큰 어려움을 겪었던 삼보컴퓨터가 B2C 시장에선 잘 보이지 않지만 공공 납품 시장서 꾸준한 성과를 내며 코로나19에도 안정적인 실적을 거두고 있다”고 설명했다.


박호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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