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국내증시

'양도세 회피' CFD계좌 올해 1,000개 급증

개인 전문투자자 요건 완화 힘입어

CFD 결제도 23% 늘어 1조5,662억

대주주 양도세 10억 기준 유지로

연말 증시 수급 영향 크지 않을듯




올해 증시에 신규 진입한 개인투자자 급증과 개인 전문투자자 요건 완화로 차액결제거래(CFD) 계좌가 1,000개 이상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17일 윤창현 국민의힘 의원실에 따르면 지난달 말 기준 국내 7개 증권회사가 중개한 CFD를 통해 결제된 주식 규모(잔액 기준)는 1조5,662억원으로 지난해 말 1조2,712억원보다 23.2%(2,950억원) 늘었다. 교보증권이 5,725억원으로 가장 많았고 키움증권(4,648억원)·DB금융투자(2,189억원)·하나금융투자(1,436억원)·한국투자증권(986억원) 등의 순이었다. CFD 거래가 가능한 계좌 수도 급증했다. 7개 증권사의 개인계좌 수는 1,711개로 지난해 말(673개)보다 1,038개 늘었다. 키움증권이 917개로 가장 많았고 교보증권(410개)·하나금융투자(163개)·유진투자증권(93개)·한국투자증권(91개) 등의 순이었다.


차액결제거래는 실제 기초자산을 보유하지 않고 가격변동을 이용한 차익을 목적으로 매매하며 진입가격과 청산가격의 차액을 당일 현금 정산하는 장외 파생상품을 말한다. 종목에 따라 최대 10배의 레버리지를 일으킬 수 있으며 이익 및 손실이 투자자에게 귀속되나 소유권은 부여되지 않기 때문에 거액의 거래에 대한 양도세를 내지 않아도 되는 장점이 있다. 금융당국이 금융투자소득세에 포함해 과세하겠다는 방침을 밝혔지만 과세 대상이 되는 건 오는 2023년부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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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금융당국이 개인 전문투자자의 문턱을 낮추고 주요 증권사가 이에 맞춰 상품을 내놓으며 시장이 빠르게 커지고 있다. 금융당국은 지난 11월 개인 전문투자자 요건에 대해 금융투자상품 잔액 기준을 기존 5억원 이상에서 5,000만원 이상으로 소득 기준은 기존 본인 소득액 1억원 이상에서 본인 및 배우자의 합산 소득액이 1억5,000만원 이상인 경우로 낮췄다. 한 대형 증권사 관계자는 “1년 전에 비해 개인 전문투자자 수가 3배 이상 늘었다”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상품을 내놓은 증권사에 더해 미래에셋대우와 삼성증권·NH투자증권·KB증권 등이 시장 수요와 상품의 리스크를 저울질하며 고민을 거듭하고 있다.

늘어난 CFD 거래가 연말 대주주 지정에 따른 증시 수급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도 관심이다. 증권가에서는 당초 대주주 양도세 기준이 단일종목 3억원으로 예정되며 최대 10조원으로 예상됐던 대주주 지정 회피 물량이 대주주 기준이 현행(10억원)대로 유지되면서 개인 매도 규모가 예년인 1조5,000억원 수준에 그칠 것으로 보고 있다. 그럼에도 늘어난 CFD 거래로 인해 예년보다 양도세 이슈가 증시 전반에 미치는 영향은 줄어들 것이라는 예상이 나온다.

황세운 상명대 DnA랩 객원연구위원은 “전문투자자 요건 완화와 개인투자자 진입 등으로 CFD의 양적 증가는 있지만 10억원 대주주 기준이 유지되며 양도세 회피를 위한 CFD 활용이 크게 늘지는 않을 수 있다”고 전망했다.

양사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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