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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休]1,400년 태안 앞바다 지킨 호국사찰 '태국사'

■태안의 또 다른 명소는

안흥진성 내 고즈넉한 작은 마을도

태국사태국사



태안 안흥 앞바다는 예로부터 울돌목·장산곶과 더불어 물살이 빠르기로 유명해 ‘관장목’으로 불렸다. 개경과 한양으로 청자 등을 실어나르던 세곡선과 명나라 사신이 탄 무역선이 지나던 길목에는 왜구의 침입도 잦았다. 백제 663년(무왕 34년) 때 지어진 사찰 태국사는 관장목을 지나던 배들의 무사항해를 기원하던 곳이다. 그래서 절 이름도 국태민안(國泰民安)에서 글자를 따 태국사(泰國寺)라 지어졌다고 한다.


문헌에 따르면 초창기 태국사는 배들의 항해가 무사하기를 기원하는 기도도량으로서의 역할을 했다. 의성에서 단군의 영정을 옮겨와 태일전을 지어 봉안했고 안흥항을 지나는 내외 사절단이 출항 전후로 절에 들러 무사 항해를 기원했다. 조선 1583년(선조 16년)에는 관장목을 지나는 왜구의 침략이 잦아지면서 사찰 주변으로 해안 감시와 방어를 위해 안흥진성(국가지정문화재 사적 제560호)이 축조됐고 성곽 안쪽으로 들어오게 된 태국사의 역할도 더욱 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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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흥진성이 축조된 후로 태국사는 호국 사찰로서 국란 시 승병을 관할했다. 사찰의 주지 소임을 맡던 스님은 수군으로부터 태안 내 19개 읍면에서 모인 승병들을 훈련하고 지휘할 수 있는 권한을 위임받았다. 전란 후에는 무너진 성곽 보수를 스님들이 도맡기도 했다. 조선 후기에 태국사는 그 규모가 매우 컸을 것으로 추정되지만 안흥진성이 폐성되고 동학농민운동 때 건물 대부분이 소실되면서 명맥만 유지해오다 근래 들어 중창됐다. 현재 사찰은 1982년 새로 세워진 것으로 원통전과 관음전·요사채로 이뤄져 있다.

안흥진성안흥진성


태국사는 안흥성문을 통과하면 가장 먼저 만나볼 수 있다. 안흥진성과 역사를 같이하는 만큼 경내라는 구분 없이 하나로 어우러져 있다. 태국사를 따로 찾기보다는 안흥진성을 보러왔다가 사찰도 함께 둘러보는 경우가 많다. 경내에서 내려다보면 안흥항부터 신진도·가의도까지 한눈에 조망할 수 있고 성곽을 따라 북문인 감성루부터 동문 수성루, 서문 수홍루, 남문 복파루까지 가볍게 산책할 수 있다. 20여가구가 모여 사는 성내 작은 마을도 고즈넉한 분위기를 더해준다. /글·사진(태안)=최성욱기자 secret@sedaily.com

최성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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