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1년 새 주택가격이 급등하며 비싼 집일수록 가격이 더욱 높아지는 ‘주택가격 양극화’가 더욱 심해졌다. 규제 일변도의 정부 정책이 부동산 자산 양극화를 더욱 심화시키고 있다는 비판이 나온다.
17일 통계청의 ‘2019년 주택소유통계’ 자료에 따르면 상위 10%의 공시가 기준 평균 주택 자산가액은 11억300만원인 반면 하위 10%의 자산가액은 2,700만원에 불과했다. 지난해 조사 결과 상위 10% 주택가격이 9억7,700만원이고 하위 10% 주택가격이 2,600만원인 것을 감안하면 상위 10%의 주택자산가격은 1년 새 1억2,600만원 늘어난 반면 하위 10%는 100만원 늘어나는 데 그쳤다. 상·하위 10% 간 주택자산 가액 격차는 2015년 33.77배에서 지난해 40.85배까지 확대됐다.
또 상위 10%는 평균 2.55채의 주택을 보유한 반면 하위 10%는 0.97채에 그쳐 주택 보유 격차도 커졌다. 평균 주택면적의 경우 상위 10%는 120.9㎡로 하위 10%의 62.0㎡의 2배 규모다. 통계청은 지난 2016년부터 인구주택총조사 결과를 바탕으로 주택 소유 현황을 매해 발표하고 있으며 이날 공표된 주택 자산가액은 공시가격이 기반이라 시가를 기준으로 할 경우 주택자산 격차는 더욱 커진다.
이번 조사결과 다주택자는 서울 강남구에 가장 많이 거주했다. 강남에 거주하는 주택보유자 중 집을 두 채 이상 가진 다주택자 비중은 21.5%에 달했으며 이어 제주 서귀포시(21.2%), 제주 제주시(20.5%), 서울 서초구(20.4%) 순이었다. 서울에서 출퇴근하는 공무원 비중이 높은 세종시 또한 다주택자 비중이 20.4%로 높았다.
지난해 주택을 보유한 가구는 총 1,145만6,000가구(56.3%)로 2018년 대비 22만2,000가구 증가했으며 지역별로는 울산(64.0%), 경남(63.0%), 경북(61.2%)의 주택 보유 비중이 높았다. 반면 최근 몇 년 새 집값이 폭등한 서울은 주택보유 비중 48.6%로 최하위를 기록했으며 이어 세종(53.5%), 대전(53.6%) 등도 낮은 순위를 기록했다. 주택을 소유한 가구의 주택자산 가액은 6,000만원 초과∼1억5,000만원 이하가 30.1%로 가장 많았으며 이어 1억5,000만원 초과∼3억원 이하(27.6%), 3억원 초과∼6억원 이하(17.4%), 6,000만원 이하(15.3%) , 6억원 초과∼12억원 이하(6.9%), 12억원 초과(2.7%) 순이었다. 2018년에는 무주택자였으나 지난해 주택 마련에 성공한 사람은 83만2,000명이었으며, 유주택자에서 무주택자가 된 사람은 42만4,000명이다.
가구주 연령대별 주택 소유율은 70대(70.0%), 60대(68.2%), 50대(63.4%), 40대(59.1%) 순이었으며 30대(41.3%)는 10명 중 4명만 집을 보유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신혼부부가 많은 30대 중 주택을 소유한 비율은 0.8% 감소했으며 30세 미만 또한 주택 소유율이 0.7% 줄어들어 젊은 층의 ‘내 집 마련’이 쉽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김진 통계청 과장은 이와 관련해 “최근 1년 새 집을 보유한 30대 중 40대로 넘어간 이들이 많아지면서 30대의 주택 보유가 다소 줄어든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세종=양철민기자 chopin@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