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 금융 정책

지방공항 70%가 적자인데…장밋빛 공약 앞세워 '票몰이'

[정치논리에 또 뒤집힌 동남권 신공항]

■신공항의 정치학

5곳은 활주로 이용률 1% 안돼

LCC 신규허가도 '정치 논리'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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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국내 지방공항은 총 14개. 이 가운데 70% 이상인 10개는 만년 적자 상태다. 정치권이 ‘장밋빛 지방공항’ 공약을 내세워 표와 바꿨지만 정작 지방공항 대부분은 항공수요 부족에 허덕이는 실정이다. 특히 수요가 받쳐주지 못하는 지방공항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에 직격탄을 맞았다.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소속 소병훈 더불어민주당 의원에 따르면 전국 14개 지방공항 중 5곳의 올해 활주로 이용률은 지난 8월 현재 1% 미만이다. 예를 들어 항공기 1,000편이 이용할 수 있는 활주로에 실제 뜨고 내리는 항공기가 10편 미만이라는 의미다.


올 들어 8월까지 활주로 이용률이 1% 미만인 공항은 원주공항(0.1%)을 비롯해 사천(0.2%)·군산(0.3%)·포항(0.3%)·무안공항(0.6%) 총 5곳이다. 지난해 원주공항 한 곳이었던 것에서 5곳으로 늘어난 것이다. 활주로 이용률이 가장 급감한 곳은 전남 무안군에 있는 무안공항. 이곳은 연간 14만편을 수용할 수 있게 설계됐지만 올 8월까지 실제 이용한 항공기는 882편에 그쳤다. 코로나19 사태가 터지기 전인 지난해에도 활주로 이용률은 4.7%로 저조한 수준이었다. 무안공항은 이용객 급감도 겪었다. 같은 기간 터미널 이용객은 2만명으로 하루 평균 이용객은 83명에 불과했다. 원주공항을 제외한 나머지 공항도 기존 1%대 이용률이 올 들어 1% 미만으로 떨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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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항 활주로 이용률 급감은 지방공항의 적자로 이어진다. 한국공항공사에 따르면 올 8월 기준 무안공항이 -98억원으로 적자 규모가 가장 크다. 이어 포항(-73억원), 사천(-29억원), 군산(-21억원), 원주공항(-12억원) 순으로 나타났다.

저비용항공사(LCC) 신규 면허 발급에도 지방공항 못지않은 ‘정치논리’가 개입했다는 비판의 목소리가 높다. 국토부가 지난해 3월 플라이강원과 에어로케이항공·에어프레미아 총 3곳의 LCC 신규 진출을 허용했을 때도 논란이 일었다. 플라이강원은 양양공항, 에어로케이항공은 청주공항 등 지방공항을 각각 거점으로 삼고 있다. 결국 이들 LCC 진출로 한국은 LCC를 총 9개나 보유한 ‘LCC 최다 보유국’이 되기도 했다. 항공 업계 관계자는 “항공기 1대에 최고 100개의 일자리 창출 효과가 발생하는 만큼 정치권 입장에서도 구미가 당기는 방안”이라고 말했다. 결국 LCC 시장은 16일 대한항공의 아시아나항공 인수 추진으로 진에어와 에어부산·에어서울 3곳이 통폐합되면서 대대적인 산업 재편기를 맞게 됐다. /세종=조양준기자 mryesandno@sedaily.com

조양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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