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1B 전략폭격기 /SCMP중국군이 동중국해에서 대규모 해상훈련을 벌이는 동안 미군 전략폭격기가 중국의 ‘동중국해 방공식별구역(ADIZ)’에 진입한 사실이 공개됐다. 미국의 정권 이양기에 미중 무력충돌 가능성이 제기되는 가운데 일촉즉발의 순간이 있었던 셈이다.
18일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민간항공추적 사이트 ‘에어크래프트스폿’을 인용해 “지난 17일 오전 미국령 괌의 앤더슨 공군기지에서 출격한 B-1B(랜서) 전략폭격기 2대가 동중국해를 지나 대만 북쪽 중국의 ADIZ에 진입했다”고 전했다.
특히 주목되는 것은 당시 중국 해군이 남중국해와 동중국해·보하이·훙하이만 등 네 곳에서 동시에 훈련을 진행하고 있었다는 점이다. SCMP는 “그렇게 큰 항공기가 정찰을 위해 배치된 적은 없었다는 점에서 이는 미국이 중국에 보내는 직설적인 경고”라며 “명백한 무력시위”라고 전했다.
모양이 백조를 연상시켜 ‘죽음의 백조’라는 별명을 가진 B-1B는 B-52, B-2와 함께 미국의 3대 전략폭격기다. SCMP는 “B-1B의 출격은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이 대선 2주가 지난 시점에도 여전히 결과에 승복하지 않는 등 미국이 혼란한 가운데 이뤄졌다”면서 “이러한 미국의 불확실한 상황 속 우발적 충돌의 가능성을 중국도 우려하고 있다”고 전했다.
에어크래프트스폿은 B-1B가 대만 ADIZ 북동쪽 지점에 매우 가까이 접근했으며 계속 같은 방향으로 비행했을 경우 대만 ADIZ로도 진입했을 것이라고 밝혔다. 다만 중국이 지난 2013년 선포한 동중국해 ADIZ는 센카쿠열도(중국명 댜오위다오)를 포함하는 등 논란 중으로 미국과 일본은 이를 인정하지 않고 있다.
이와 관련해 SCMP는 중국군이 전날 벌인 훈련은 인민해방군이 동시에 각기 다른 지역에서 합동작전을 수행할 수 있음을 과시하려는 중국 최고위층의 의도라고 전했다. 존 브래드포드 싱가포르 난양기술대 선임연구원은 “중국 해군이 규모와 임무를 키워가면서 이런 종류의 훈련이 자주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베이징=최수문특파원 chsm@sedaily.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