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든은 대선 승리 이후 미국 위주의 국제질서 회복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지난주 유럽 및 한일 정상과 통화한 데 이어 17일에도 인도·이스라엘 정상과 연쇄 통화하며 ‘미국이 돌아왔다’는 메시지를 전했다. 바이든은 올해 초 외교전문매체 포린어페어스 기고문에서도 미국과 동맹국은 전 세계 국내총생산(GDP)의 절반을 차지하는 연합체로서 무역 등과 관련한 규칙을 정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바이든 당선인이 중국 견제 의지를 표명함으로써 미국과 중국의 패권 경쟁이 거세질 것으로 예상된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도 17일 브릭스 정상회의에서 미국을 겨냥해 “내정간섭이나 일방주의 제재와 다른 나라에 대한 관여를 반대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런 상황에서 ‘균형외교’ ‘전략적 모호성’을 내세운 회색 전략은 한국의 고립만 심화시킬 우려가 있다. 외톨이 신세가 되는 것을 피하려면 입장을 분명히 해야 한다. 한미동맹을 중심에 놓고 주변국들과도 협력하는 관계를 모색해야 한다. 미국의 제재로 휘청거리는 화웨이 사태에서 보듯이 중국 경제 역시 미국 의존도가 높다는 사실을 깨달아야 한다. 이런데도 ‘안보는 미국, 경제는 중국’을 말하는 것은 난센스다. 바이든 시대의 통상환경 변화에 맞춰 동맹 강화 원칙을 지키면서도 국익을 최대화할 수 있도록 우리 외교전략을 새로 짜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