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 금융 경제·금융일반

오프라인 유통의 위기…코로나19가 부추긴 인력 감축 칼바람




오프라인 유통업계의 인력 구조조정이 본격화하고 있다. 롯데·신세계(004170)·현대백화점(069960) 등 오프라인 유통 ‘빅3’로 불리는 대형업체들은 올해 들어 지난 9월까지 2,400명이 넘는 직원을 줄였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계기로 오프라인 사업 구조조정이 본격화되면서 인력 감원에도 속도가 붙고 있는 것이다. 코로나19 위기가 장기화하고 오프라인 점포를 가진 유통 기업들의 실적 악화가 계속되고 있어 연말 인력 감축 칼바람이 예상된다.

19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롯데쇼핑(023530)·신세계그룹·현대백화점그룹의 총 직원 수는 지난해 말 5만6,710명에서 올해 9월 기준 5만4,291명으로 총 2,419명이 줄었다.


특히 적극적인 점포 구조조정에 나선 롯데쇼핑의 직원은 1,994명 감소하며 가장 큰 폭의 감원이 이뤄졌다. 신세계그룹은 백화점과 이마트(139480)를 합쳐 518명이 줄었다. 현대백화점그룹은 신사업 추진과 신규점포 출점으로 93명 늘었다.

대형 유통업체들의 인력 감축은 오프라인에서 온라인으로 변화하고 있는 유통산업 트렌드에 맞춰 오프라인 매장 정리에 나선데 따른 것이다. 앞서 롯데쇼핑은 올해 안에 120개 매장(백화점 5개, 마트 16개, 슈퍼 74개, 롭스 25개)을 폐점하겠다고 발표한 바 있다.


다만 폐점하는 점포 인력을 인근 매장으로 이동시키는 등 인력 재배치를 통해 인력 구조조정은 없을 것이라고 밝혔지만 매장 정리 과정에서 인력 감축을 피할 수 없었다. 실제 현재까지 100여개 매장이 문을 닫는 사이 약 2,000명의 직원이 사라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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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세계그룹도 이마트가 운영하던 삐에로쑈핑, 부츠 등 부실 사업들을 정리하면서 인력이 줄었다. 이마트의 직원 수는 올해 9월 기준 2만5,310명으로 올해 들어 469명이 감소했다.

유통업계의 구조조정은 대형 유통업체에 국한하지 않는다. 화장품 제조업체인 아모레퍼시픽(090430)은 이니스프리, 아리따움 등 오프라인 매장을 줄이면서 직원 수가 지난해 6,064명에서 올해 9월 기준 5,855명으로 200명 이상 감소했다.



유통업계의 구조조정은 연말에 더욱 큰 폭으로 늘어날 전망이다. 롯데쇼핑은 최근 동일 직급에 장기간 머물거나 임금피크제 적용이 얼마 남지 않은 과장급 이상 직원 140여명(롯데백화점+롯데마트)을 대상으로 인력 구조조정을 진행하고 있다. 매년 고연차 직원을 대상으로 구조조정을 실시해왔지만, 올해는 과장급까지 확대하며 규모를 2배 이상 늘린 것으로 알려졌다. 아모레퍼시픽그룹도 창사 75년 만에 처음으로 올해 연말 기준 근속 만 15년 이상 직원을 대상 희망퇴직을 받기로 결정했다.

유통업계의 한 관계자는 “코로나19 재확산이 반복되면서 소비심리가 위축된 데다 온라인으로 소비 트렌드가 옮겨가면서 오프라인 점포를 찾는 고객이 눈에 띄게 줄고 있다”며 “오프라인 점포를 운영하는 유통업계의 체질 개선이 불가피해 일단 고정비를 줄이는 방식으로 인력 감축에 속도를 낼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반면, 온라인 쇼핑 수요 증가로 성장세를 보이는 이커머스 업계는 고용을 늘리고 있다. 국민연금공단에 따르면 쿠팡은 올해 들어 1만4,000명 이상 채용하며 고용 인원이 4만명을 훌쩍 넘어 삼성전자, 현대차에 이어 고용 규모 빅3에 진입하기도 했다. G마켓과 옥션을 운영하는 이베이코리아와 11번가도 올해 개발 직군의 인력을 각각 100여명 가량 충원할 방침이다.


박민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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