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로 경기 불황이 장기화되면서 중소기업, 서민이 주로 이용하는 저축은행의 대출이 증가한 것으로 드러났다. 잠재적 부실이 업권의 건전성 악화로 이어지지 않도록 주의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19일 금융감독원이 발표한 ‘2020년 3·4분기 저축은행 영업실적’에 따르면 저축은행의 총 대출이 73조2,000억원으로 지난해 말보다 12.6% 증가했다. 총 대출의 증가는 기업대출, 가계대출이 모두 늘어난 데서 비롯됐다.
기업대출은 주로 법인 대출 중심으로 지난해 말보다 10.4% 늘어난 41조1,000억원을 기록했다. 가계대출은 신용대출 중심으로 같은 기간 13.5% 증가한 29조6,000억원으로 집계됐다.
대출이 증가하면서 이자이익도 전년 동기보다 3,934억원 크게 증가해 당기 순이익이 1조203억원을 기록했다. 코로나19의 장기화로 경기불황이 계속되면서 중소기업, 서민의 대출 수요가 높아진 점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문제는 경기불황이 이미 취급된 대출의 원금 회수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는 데 있다. 실제로 3·4분기 저축은행의 총 여신 연체율은 3.8%로 지난해 말보다 0.1%포인트 올랐다. 가계대출의 연체율이 3.5%로 전년 말보다 0.1%포인트 줄었지만 기업대출의 연체율이 4.1%로 전년 말보다 0.2%포인트 상승했다.
고정이하여신비율은 9월 말 기준 4.6%로 지난해 말 보다 0.1%포인트 떨어졌다.
대손충당금 적립률은 110.4%로 전년 말보다 2.6%포인트 줄었다. BIS 기준 자기자본비율은 14.61%로 전년 말보다 소폭(0.22%포인트) 하락했다.
금감원은 경기부진 장기화에 대비해 충당금을 추가 적립하는 등 선제적 손실흡수능력을 높이도록 유도하겠다는 방침이다. 금감원 측은 “업권의 성장세가 지속되면서 대출 증가로 이자이익이 확대돼 양호한 영업실적을 시현했다”며 “건전성 지표가 현재로서는 양호하나 잠재부실이 현실화될 경우 저축은행의 건전성이 악화될 수 있어 모니터링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