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경제동향

외인 11거래일째 ‘바이 코리아'...22개월만에 최장 매수랠리

원화 강세·기업 이익개선 전망에

5~19일 반도체 등 5.2조 순매수

코스피 2,547.42 마감...또 연고점

예탁금은 65조 치솟아 역대 최고




외국인들이 지난 2019년 1월 이후 약 22개월 만에 최장 기간 한국 주식 순매수를 이어가고 있다. 미국 대선 이후 글로벌 금융시장에서 신흥국 주식과 같은 위험자산의 선호가 높아진 가운데 원화 가치가 상승하고 내년 국내 기업들의 기초체력이 단단해질 것으로 예상되자 한국 증시로의 유입 매력이 커졌다는 분석이 나온다. 전문가들은 외국인의 국내 주식 추가 매수 여력이 더 남아 있다고 진단하며 외국인의 ‘바이(Buy) 코리아’에 힘입어 국내 증시는 상승랠리를 이어갈 것으로 전망한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19일 코스피지수는 전 거래일보다 1.78포인트(0.07%) 오른 2,547.42에 거래를 마쳤다. 전일 기록한 종가 연고점(2,545.64)을 단 하루 만에 바꿔 치운 것이다. 국내 증시의 추가 상승에 대한 기대가 커지면서 투자자예탁금(18일 기준)은 역대 최고수준인 65조1,359억원으로 집계됐다.

최근 시장 수급의 중심에는 외국인이 있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이날 역시 외국인들은 1,047억원 규모를 순매수하며 개인투자자(순매수 2,037억원) 함께 지수를 끌어올렸다. 특히 외국인은 이달 5일부터 이날까지 코스피에서 11거래일 연속 매수 우위를 보이고 있다. 이는 2018년 1월9일부터 22일까지 총 10거래일간의 연속 순매수 이후 약 22개월 만에 최장 기간 순매수를 이어가는 것이다. 최근 11거래일간 외국인의 코스피 순매수 규모는 5조2,715억원에 이르는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발생 이후 올 7월(약 1조원)을 제외하고 매달 한국 시장에서 순매도를 보였던 외국인의 움직임이 달라지는 것이다.


‘외국인의 귀환’은 우선 시장에서 달러의 가치가 떨어지는 반면 상대적으로 원화는 강세를 보이는 환경에 영향을 받았다는 분석이 많다. 실제 달러지수는 올 3월 100선을 넘어섰지만 최근 92~93선으로 내려와 있다. 그만큼 달러 가치가 떨어졌다는 의미다. 특히 원화의 절상 속도는 중국 등 다른 신흥국과 대비해서도 더 빠르다. 9월 말 대비 현재 위안·달러는 약 3% 하락한 반면 원·달러 환율은 약 5% 떨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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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년 국내 기업들의 이익 개선에 대한 기대도 크다.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현재 국내 상장사 239개의 올해 연간 영업이익 컨센서스는 127조8,389억원으로 추정되는데 내년은 이보다 약 38.61% 늘어난 177조1,976억원을 올릴 것으로 예상된다. 글로벌 교역량의 반등과 함께 국내 기업들의 체력도 회복할 것으로 전문가들은 내다본다.

이에 외국인들은 반도체·화학 등의 업종 등을 중심으로 주식을 사들이고 있다. 내년 실적 반등에 대한 기대가 큰 업종들이다. 최근 11거래일간 외국인은 삼성전자(005930)SK하이닉스(000660)를 각각 2조4,042억원, 9,584억원 규모 순매수했다. 또 LG화학(051910)도 6,696억원 순매수했다.

증권가에서는 외국인의 순매수 움직임이 더 이어질 것으로 관측한다. 달러 약세 기조가 더 이어질 가능성이 높은 가운데 외국인의 코스피 매수 규모도 예년과 비교하면 아직 많지 않다는 분석 때문이다. 이예신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신흥 증시 내에서 한국의 매력은 지속적으로 높아질 것”이라며 “2010년 이후 외국인 순매수 추이를 보면 여전히 10년 내 최저 수준에 위치해 있어 외국인 자금의 추가 유입 여력은 크다”고 했다.

이완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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