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인플루엔자(독감) 백신을 접종한 뒤 사망한 것으로 신고된 사람이 누적 107명으로 늘었다. 질병관리청은 사망자 중 106명은 독감 백신과 인과관계가 인정되지 않는다며 예방접종을 할 것을 재차 촉구했다.
19일 질병청에 따르면 ‘2020∼2021 절기 인플루엔자 예방접종’을 시작한 이후 이날 0시까지 백신 접종 후 며칠 이내에 사망한 것으로 신고된 사례는 총 107명으로 집계됐다. 지난 14일 0시 기준으로 집계된 104명과 비교하면 5일 새 3명이 늘었다. 질병청은 “인플루엔자 예방 접종 후 이상 반응으로 신고된 사망 사례 총 107건 가운데 106건은 역학조사 및 피해조사반 심의 결과 사망과 예방 접종의 인과성은 인정되지 않는 것으로 판단했다”고 밝혔다. 나머지 1건에 대해서는 보건당국과 전문가의 역학 조사가 진행 중이다.
현재까지 신고된 사망자 가운데 70세 이상 고령층에서 발생한 사망자는 88명으로 전체 사망자의 82.2%를 차지했다. 연령대 별로는 80대 이상이 48명으로 가장 많고 이어 70대 40명, 60대 미만 10명, 60대 9명이다. 사망 신고가 이뤄진 시점은 만 70세 이상 어르신 대상 무료접종이 시작된 10월 셋째 주(10.19∼25)에 총 60건이 집중된 것으로 파악됐다. 접종 후 사망까지 걸린 시간은 48시간 이상이 67명(62.6%)이고, 24시간 미만은 19명(17.8%)이다. 질병청은 전날 피해조사반 신속대응 회의를 열고 추가로 확인된 사망 사례 3건을 검토했으나 앞선 103건처럼 사망과 접종과의 인관성이 인정되지 않는다는 결론을 내렸다. 질병청은 “(사망자들한테서) 기저질환 악화, 명백한 기타 사인, 임상적으로 사망에 이르게 한 다른 사인 등이 발견됐다”며 “사망과 예방접종 간의 인과성은 인정되지 않아 백신 재검정이나 국가예방접종사업 중단을 고려할 상황이 아닌 것으로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현재까지 사망자 107명 가운데 48명은 지난 18일까지 부검을 마쳤으며 57명은 부검을 하지 않았다. 나머지 2명은 부검 진행 여부를 확인 중이다. 사망 사례를 포함해 올해 독감 백신을 맞고 발열·국소반응 등의 여러 이상 반응이 있다고 신고한 건수는 총 1,964건으로, 접종과의 인과성은 아직 확인되지 않았다고 질병청은 전했다. 정은경 질병관리청장은 “인플루엔자 유행 수준은 예년보다 낮고 유행 시기가 늦어질 가능성이 높은 상황”이라며 “접종을 너무 서두르지 마시고 건강 상태가 좋은 날에 받아달라”고 당부했다. 정 청장은 또 “예진 시 아픈 증상이 있거나 평소에 앓고 있는 만성질환 또는 알레르기 병력은 반드시 의료인에게 알려야 한다”며 “접종 후 반드시 의료기관에서 15∼30분간 이상 반응 여부를 관찰해달라”고 강조했다. 한편 이날 0시 기준으로 국내에서는 약 1,933만건의 독감 예방접종이 이뤄진 것으로 파악됐다. 국가 무료 예방접종 사업 대상인 생후 6개월∼만 12세, 임신부, 만 13∼18세, 만 62세 이상, 장애인연금·수당 및 의료급여 수급권자 등 총 1,957만8,009명 가운데 접종을 완료한 사람은 1,305만6,065명이다. 접종률은 약 66.7%다.
/장덕진 인턴기자 jdj1324@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