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한 일본대사관이 일본 정부가 후쿠시마 원자력발전소에서 발생한 오염수를 바다에 방류하는 방안을 이르면 올 연말 결정할 것으로 전했다. 오염수를 보관 중인 탱크가 점점 가득 차고 있어 늦어도 2022년 여름께에는 방류가 불가피하다는 입장이었다.
주한 일본대사관 관계자는 20일 서울 종로구 대사관에서 기자들과 만나 “어느 시점에 방류를 시작할지 단정적으로 말하기 어렵지만 탱크가 채워지고 어려운 상황이 되는 2022년 여름쯤을 상정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 최종 결정 시기에 대해서는 “조만간 결정되리라 생각한다”며 “단언할 수는 없지만, 연내일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일본 정부의 이 같은 방침이 내년 도쿄올림픽을 염두에 둔 행보냐는 질문에는 “당연히 올림픽 전에는 결정이 될 것”이라고 답했다.
일본 정부는 후쿠시마 원전에서 발생한 오염수를 ‘다핵종 제거설비(ALPS·알프스)’로 정화한 ‘처리수’를 원전 부지 내 탱크에 보관 중이다. 이 처리수가 2022년 여름께엔 탱크를 가득 채울 것이라는 예상이었다.
이 관계자는 오염수를 정화해도 방사성 물질인 삼중수소(트리튬)는 제거할 수 없지만 방사선 영향이 ‘과학적’으로 안전한 기준 이하일 것이라고 거듭 강조했다. 한국 등 이웃 국가의 우려와 관련해서는 “우리도 일본 국민이 있는데 국민의 건강이나 생명에 해로운 방법을 택할 리가 없다”고 답했다. 환경단체 등이 처리된 오염수의 안전성을 의심하는 것에 대해서는 “단순히 믿을 수 없다는 프레임으로만 나오면 우리가 어떤 말을 해야 할지 모르겠다”고 반박했다. 방류 전 주변국 동의를 얻지 않으면 유엔해양법협약 등 국제법에 위반된다는 일각의 지적에는 “육상 시설에서 발생한 게 아니기 때문에 합법”이라며 “(한국의) 월성 원전에서도 해양 방출을 하고 있다”고 반박했다.
그러면서 한국 정부에 오염수 방출 전후 과정을 투명하게 공개할 의향에 대해서는 “모니터링에 관심이 있으면 모든 정보를 공개하도록 돼 있다”면서도 “(주변국이) 실제 모니터링에 어떻게 관여할지 구체적인 방법이 결정되지는 않았다”고 설명했다.
주한 일본대사관에 따르면 일본 정부는 지금까지 100회 이상의 도쿄 주재 외교단을 대상으로 한 설명회, 매월 1회 외교단에 정례 통보, 국제원자력기구(IAEA)와 경제협력개발기구 원자력기구(OECD NEA)를 비롯한 다양한 국제회의, 정부 홈페이지 등을 통해 오염수 상황 등을 국제사회에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