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툴리눔 톡신 균주 영업비밀 침해를 둘러싼 대웅제약(069620)과 메디톡스(086900)의 ‘보톡스 분쟁’ 최종 판결이 또 다시 한 달 미뤄졌다. 업계에서는 미국 국제무역위원회(ITC)의 최종 승인 권한과 거부권이 미국 대통령에게 있는 만큼 시일이 미뤄지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아닌 조 바이든 당선인에게 검토 권한이 넘어갈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19일(현지시간) ITC는 대웅제약의 보툴리늄 톡신 균주 도용 소송에 대한 최종 판결을 다음 달 16일로 연기한다고 홈페이지를 통해 알렸다. 이로써 최종판결 날짜는 지난 11월 6일에서 19일로 연기된 데 이어 두 번째 미뤄졌다.
ITC는 이미 지난 7월 예비판결에서 대웅제약이 메디톡스의 보툴리늄 톡신 균주의 영업 비밀을 침해했다고 보고 이를 사용한 대웅제약의 ‘나보타’를 10년간 수입 금지해야 한다고 권고한 바 있다. ITC 불공정수입조사국(OUII) 등 소송 당사자들은 지난 달 9일 서면으로 예비판결에 대한 응답을 제출했으며 대웅제약과 메디톡스는 16일에 최종 입장을 전달했다.
업계에서는 신종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ITC 판결이 늦어지고 있다고 보고 있지만 양측은 이번 재연기에 대해 극명하게 다른 입장을 보였다. 대웅제약 측은 “ITC가 재검토를 결정한 만큼 위원들이 예비결정의 오류를 심도 있게 검토하는 것으로 판단된다”며 “대웅제약은 최종 승소를 확신한다”고 말했다. 반면 메디톡스는 “일정만 연기된 것일 뿐 명확한 사실과 과학적 증거로 예비판결이 내려진 만큼 12월 최종판결에서 그 결정이 그대로 받아들여질 것이라 확신한다”고 말했다.
한편 제약·바이오 업계에서는 이번 재연기로 ‘보톡스 분쟁’의 최종결정권자가 트럼프 대통령이 아닌 바이든 당선인이 될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ITC가 최종 결정을 내리면 그 결과를 대통령이 최종 검토해 60일 이내에 승인 또는 거부권을 행사할 수 있다. 바이든 당선인이 내년 1월 20일에 취임하기 때문에 최종판결이 30일 미뤄지면 최종 검토 권한은 트럼프 대통령과 바이든 당선인 두 사람 중 한 사람이 될 것으로 보인다. ITC 판결이 사실상 메디톡스 쪽으로 기울어 있었으나 최종 결정권자가 바뀌면 판단도 달라질 수 있다는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