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종규 KB금융그룹 회장과 허인 KB국민은행장이 나란히 3연임을 확정했다.
KB금융은 20일 열린 임시주주총회에서 높은 찬성률로 연임을 승인해 두 수장에게 힘을 실었다. 노조추천 이사제 도입을 목표로 KB금융 우리사주조합이 추천한 사외이사 선임은 무산됐다.
KB금융은 이날 서울 여의도 국민은행 본점에서 2020년 임시주주총회를 열고 윤 회장 사내이사 선임과 허 행장 기타비상무이사 선임안을 원안대로 승인했다. 찬성률은 의결권 있는 발행주식 대비 73%, 출석주식수 대비로는 97%를 넘어 현 경영진에 대한 주주의 강한 신임을 드러냈다.
이날 3연임을 공식 확정함에 따라 윤 회장은 오는 2023년 11월까지 3년 더 KB금융을 이끈다. 허 행장 역시 이번 연임으로 2022년 3월 정기주주총회일까지 세 번째 임기를 지내게 됐다. KB금융과 국민은행 모두 회장·행장이 3연임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윤 회장은 “평생 금융파트너로서 고객에게 가장 사랑받는 넘버원 금융그룹, 넘버원 금융플랫폼 기업으로 도약하기 위해 그룹의 역량을 집중하겠다”고 말했다.
금융권 안팎의 이목이 집중됐던 노조추천 사외이사 선임은 이번에도 무산됐다. KB금융 우리사주조합은 지난 9월 “이사회에 ESG(환경·사회·지배구조) 전문가를 보완해야 한다”며 주주제안을 통해 윤순진 서울대 환경대학원 교수와 류영재 서스틴베스트 대표를 사외이사 후보로 추천했지만 이날 주총에서 의결권 있는 발행주식 대비 찬성률이 2~3%에 그쳐 최종 부결됐다.
KB금융 우리사주조합은 2017년부터 주주제안을 통해 사외이사 후보 추천 안건을 주총에 상정하며 노조추천 이사제 도입을 시도해왔다. 하지만 이번에도 주총에 앞서 국내외 최대 의결권 자문사인 ISS, 한국기업지배구조원(KCGS)이 연달아 해당 안건에 반대 의견을 낸 데 이어 KB금융의 단일 최대주주인 국민연금(9.97%)까지 반대 입장을 밝히면서 부결이 예견됐다. KB금융 사외이사진도 KB금융이 이미 올 3월 업계 최초로 ESG위원회를 구성할 만큼 이사회의 ESG 전문성이 높은데다 사외이사 후보군 관리·추천 절차를 거치지 않은 후보가 선임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며 반대 의사를 분명히 했다.
이를 두고 이날 주총장에서는 “KB금융 이사회가 참호를 구축하고 사외이사가 ‘셀프 연임’을 도모한다”는 노조 측의 비판이 나오기도 했지만 윤 회장은 직접 “주주의 의사결정을 돕기 위해 사외이사 전원의 판단으로 반대 의견을 낸 것이며 법률적으로 이해상충 문제가 없다는 자문을 받았다”고 반박했다. ‘셀프 연임’ 지적에 대해서도 “그런 오해가 있었기 때문에 사외이사후보추천위원회에서 회장인 제가 빠졌던 것”이라며 단호하게 선을 그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