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기업

韓 가전공룡들 '역대급 매출' 이어갈까…북미·유럽 코로나 재확산에 "긴장"

블프 등 연말특수 준비하던 삼성·LG

프랑스와 독일 등 봉쇄조치 시작에

유통매장과 공장 셧다운될까 예의주시

지난 21일(현지시간) 독일 라이프치히에서 정부의 방역조치에 반대하는 사람들이 마스크를 쓰지 않은 채 거리 시위를 진행하고 있다. 앞서 독일 정부는 11월 2일부터 코로나19 재확산을 막기 위해 모든 레스토랑과 바, 피트니스 센터, 영화관, 체육관 등 여가시설을 4주간 폐쇄하기로 결정했다./EPA연합뉴스지난 21일(현지시간) 독일 라이프치히에서 정부의 방역조치에 반대하는 사람들이 마스크를 쓰지 않은 채 거리 시위를 진행하고 있다. 앞서 독일 정부는 11월 2일부터 코로나19 재확산을 막기 위해 모든 레스토랑과 바, 피트니스 센터, 영화관, 체육관 등 여가시설을 4주간 폐쇄하기로 결정했다./EPA연합뉴스



겨울을 앞둔 북반구를 위주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재확산이 시작되면서 삼성전자(005930)LG전자(066570) 등도 바짝 긴장했다. 올해 상반기 강력한 이동제한 조치를 경험했던 이들 회사는 블랙프라이데이와 크리스마스 행사 등 ‘대목’을 앞두고 유통매장이나 공장이 문을 닫는 최악의 사태가 발생할지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22일 전자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와 LG(003550)전자 등 국내 가전회사들은 TV를 비롯한 최대 가전시장인 미국·유럽 등지의 코로나19 재확산세가 뚜렷해지면서 시장 상황을 주시하고 있다. 지난 3·4분기 글로벌 TV·생활가전 시장에서 코로나19로 억눌렸던 수요가 되살아나며 역대급 실적을 거둔 두 회사는 4·4분기도 연말 특수에 힘입어 매출 증대를 점치고 있었다. 그러나 현재 이들 회사의 핵심 시장인 미국에서는 코로나19 일일 확진자 수가 역대 최대 규모인 20만 명에 육박하고 유럽, 러시아 등 여러 국가에서 연일 코로나19 확진자 수가 최고치를 경신하면서 비상 모드에 돌입했다.

프랑스를 비롯한 영국·독일·이탈리아 등 일부 유럽 국가에서는 이미 지난달 말부터 필수 업종을 제외한 곳은 봉쇄조치를 내렸다. 프랑스는 이달 27일인 유통행사인 블랙프라이데이도 다음 달 4일로 일주일 연기하기로 했다. 독일은 이달 2일부터 한달간 식당과 술집, 영화관 등 여가시설의 문을 닫는 부분봉쇄를 도입했다.


국내 가전업체의 최대 시장인 북미 지역은 아직 유럽만큼의 강력한 이동제한 등의 조치는 아직 나오지 않았지만 경제봉쇄 카드에 대한 언급이 계속되고 있다. 외신 등에 따르면 캐나다 온타리오주는 23일부터 캐나다 최대 도시 토론토를 중심으로 식당을 비롯한 각종 소매 영업의 현장 매장을 폐쇄하고 개인 서비스 업종 운영을 중단하는 경제 봉쇄 조치를 시행하기로 했다. 미국도 주(州) 정부 단위로 코로나 대응 단계를 높이는 분위기여서 매장이나 공장 폐쇄 등의 강도 높은 조치가 확산할 가능성이 커진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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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8일 캐나다 온타리오주의 한 쇼핑몰을 방문한 사람들이 마스크를 쓰고 걸어가고 있다. 온타리오 주정부는 이날 코로나19 재확산에 따라 식당 등의 영업을 일부 제한하기로 결정했다. /신화연합뉴스지난 18일 캐나다 온타리오주의 한 쇼핑몰을 방문한 사람들이 마스크를 쓰고 걸어가고 있다. 온타리오 주정부는 이날 코로나19 재확산에 따라 식당 등의 영업을 일부 제한하기로 결정했다. /신화연합뉴스


삼성전자와 LG전자 등 국내 가전업체들은 연말 특수에 대비하는 동시에 코로나19 확산세에도 눈을 떼지 못하고 있다. LG전자는 미국 블랙프라이데이를 앞두고 멕시코 레이노사 지역내 TV 생산라인을 작년보다 늘려 풀가동하고 있지만 코로나19 확산 소식에 귀를 기울이고 있다. LG전자 관계자는 “아직 최대 시장인 미국에서 유통 매장이나 현지 공장 셧다운 등의 움직임은 없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며 “다만 코로나로 재택근무를 확대해 생산 인력이 감소하면 조업률에 영향을 미칠 수 있어 상황을 지켜보고 있다”고 말했다. 삼성전자도 연말 유통 특수를 앞두고 TV 등의 생산을 늘리고 있으나 코로나19 상황을 지켜보며 탄력적으로 대응한다는 방침이다.

이들의 대안은 비대면 판매다. 삼성과 LG전자는 블랙프라이데이 등 행사를 앞두고 미국 베스트바이 등 대형 유통 매장내 판촉을 강화하면서도 온라인 판매 품목을 확대하는 등 온라인 수요에 적극 대응한다는 방침이다. 지난해 10%에 불과했던 양 사의 온라인 판매 비중은 코로나 락다운 등의 영향으로 올해 상반기 20%, 하반기에는 30%까지 늘었다. LG전자는 앞서 진행된 3·4분기 컨퍼런스콜에서 “온라인 매출 비중이 현재 30%에서 최대 50%까지 증가할 것”이라면서 “온라인 특화 제품과 디지털 마케팅을 더욱 강화하겠다”고 밝히기도 했다.

증권가는 일단 4·4분기에 코로나19로 인한 강력한 봉쇄조치가 확산하지 않는다면 가전업체들이 3분기에 이어 4분기에도 양호한 성적을 이어갈 것으로 보고 있다. 연말 유통행사로 인한 세일 폭 확대와 마케팅 비용 증가로 3분기보다 영업이익은 감소할 가능성이 크지만, 판매량은 견고한 상승세를 이어갈 것이라는 관측이다. 가전업계 관계자는 “코로나19 백신 개발 소식이 있지만 당장 4·4분기는 코로나 재확산 이슈에 민감할 수밖에 없다”며 “공장 폐쇄 등 최악의 상황으로 가지 않길 바라고 있다”고 말했다.


이수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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