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정책

"국내 요인 크다"지만 배출량 적어 효과 미미

[환경부, 대기업 중심 감축 나서]

반도체공장, 발전소·제철소보다

배출량 적어 효과 제한적 가능성

22일 환경부가 오는 12월1일부터 시행되는 두 번째 계절관리제에 앞서 4대그룹을 중심으로 감축 논의에 나선 것은 올해 미세먼지가 예상보다 이른 시기부터 심각해졌기 때문이다. 최근 내린 가을비 덕분에 다소 걷힌 상태지만 계절적 고농도 시기(12~3월)가 본격화하기도 전에 초미세먼지가 전국적으로 영향을 미쳐 대책 마련을 서두르고 있다.

특히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영향 등으로 올해 대기환경이 크게 개선된 만큼 갑작스러운 미세먼지 등장으로 국민의 불편이 큰 상황이다. 올해 상반기 초미세먼지주의보·경보 발령 횟수는 128회(31일)로 지난해 같은 기간의 579회(70일) 대비 4분의1 수준으로 감소했다. 하지만 겨울철로 들어서며 중국 내 난방 수요가 늘고 코로나19로 멈췄던 중국 공장이 본격 가동되면서 초미세먼지 농도가 급격히 오르고 있다. 대기정체 등 기상여건도 따라주지 않았다.


환경부는 중국 등 외부 요인도 있지만 국내 요인도 크다고 보고 대형사업장을 중심으로 자발적 감축을 독려하고 있다. 첫 계절관리 시행 당시에도 대형사업장 111곳이 자발적 감축협약을 이행하면서 참여 사업장의 미세먼지 배출량이 전년동기 대비 30%(2,714톤)가량 줄어든 것으로 분석했다. 1차 계절관리제 당시 배출량이 많은 발전·제철 업종 등을 중심으로 협약을 맺었다면 이번 2차 계절관리제는 기업별로 추가 감축을 추진하면서 4대그룹이 선정됐다. 1·2차 계절관리제 참여 기업이 국내 사업장의 오염물질 배출량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90%에 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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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만 미세먼지 농도는 중국 등 외부 유입이나 기상의 영향을 크게 받기 때문에 4대그룹 참여 효과가 크지 않을 가능성이 제기된다. 환경부가 발표한 ‘미세먼지 계절관리제 효과 분석 결과’에 따르면 미세먼지가 크게 개선된 올해 2~3월 감축에 가장 많은 영향을 준 것은 기상(43%)이었고 중국 등 국외 요인(21%)이 두 번째를 차지했다. 정책 효과는 18% 수준이다. 올해 초 발사한 정지궤도 환경위성이 처음 관측한 아시아 대기 질 자료를 보면 중국에서 발원한 황사 및 고농도 미세먼지가 한반도 주변에서 관측되기도 했다.

이번에 자발적 감축에 참여하는 반도체 공장 등은 기존 발전소나 제철소 등에 비해 미세먼지 배출량이 적은 만큼 효과가 제한적일 가능성이 있다. 한국환경공단 굴뚝자동측정기기(TMS) 측정 결과 지난해 삼성전자 기흥사업장의 대기오염 물질 연간 배출량은 1만1,252㎏으로 전체 배출량 2억7,769만5,442㎏의 0.004% 수준이었다. 기아자동차 화성공장의 배출량은 1만6,136㎏(0.005%)으로 자동차공장 배출량도 크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 공장은 배출량이 적어 1차 계절관리제 당시에도 참여하지 않았던 것으로 해석된다. 재계의 한 관계자는 “반도체공장 같은 곳의 미세먼지 배출량은 많지 않겠지만 환경부가 조금이라도 줄이기 위해 노력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조지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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