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은 국민의힘이 가덕 신공항을 놓고 ‘영남 내전’을 벌이는 것을 두고 잇따라 쓴소리를 보냈다. 부산·울산·경남(PK)과 대구·경북(TK)로 대립하는 야당의 내홍을 비판하면서, 김종인 비상대책위원장의 ‘중도 클릭’ 상징이었던 공정경제3법, 5·18 사과도 평가절하하고 있다.
양향자 민주당 최고위원은 22일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서 “정책 현안과 정무적 이슈에 대한 당론도 내놓지 못하는 지도부가 왜 있어야 하는가. 학교 학생회의 정치력도 이보다는 낫다”며 “국민의힘에게 당론이란 ‘반문’과 ‘반민주당’ 외에는 존재하지 않나 보다”라고 비판했다. 그는 “광주 아시아문화중심도시특별법 개정안이 문체위 소위 논의 법안에서 제외됐다. 국민의힘 의원들이 일방적으로 논의 자체를 거절했다고 한다”며 “5·18 영령에 무릎 꿇은 것은 국민의힘이 이닌 김종인 개인이었는가”라고 꼬집었다. 이어 “이뿐만이 아니다. 공정경제3법을 두고도 김종인 대표와 주호영 원내대표의 생각은 물론 국민의힘 개별 의원들 간 입장 정리도 안 돼 있다”며 “가덕도 신공항 앞에서는 국민의힘이 반으로 쪼개졌다. 박근혜·이명박 전 대통령 관련 대국민 사과에 대한 입장도 김 대표 다르고 주 원내대표 다르다”고 덧붙였다. 양 최고위원은 “당론조차 만들어내지 못하는 지도부와 무슨 협치가 가능한가. 협치를 논하기 전에 당론부터 정하길 바란다”며 “‘당론 부재’를 국민의힘 비대위 종료 이후 김 대표가 약속했던 모든 것을 무위로 돌리기 위한 꼼수로 쓰지 않기만을 바란다”고 강조했다.
김민석 의원 역시 “김종인 대표, 주호영 원내대표, 하태경 의원 등 국민의힘에 묻는다”면서 “가덕도 신공항을 찬성하는가, 반대하는가. 공정경제 3법을 찬성하는가, 반대하는가. 광주학살 사과를 진심으로 찬성하는가, 아닌가”고 꼬집었다. 이어 “국민의힘은 당론이 있는 당인가, 아닌가. 국민의 힘인가, 아닌가”라고 덧붙였다.
최인호 수석대변인 또한 SNS에 “김해공항 백지화 결정에 대해 ‘TK와 PK의 갈라치기’라고 말해 원색적인 지역주의를 여과 없이 드러내고 있다. 또, ‘깡패 같은 짓’이라고 하면서 1년간의 검증과 법제처의 유권해석을 전면 부정하고 있다”며 “이런 사나운 말들의 공통된 점은 결국 특정 지역을 대변하려는 것”이라고 적었다. 그는 “국민의힘의 전신인 당들은 과거에는 특정 지역을 고립시키는 지역주의를 통해 기득권을 유지하려고 했는데 요즘은 스스로 고립화하는 전략으로 기득권을 유지하려고 전환했는지 안타깝기까지 하다”며 “거친 언사를 접하는 PK 시도민들의 마음이 어떨지를 조금이라도 헤아리는 자세가 아쉽기만 하다”고 밝혔다.
정청래 의원은 지난 20일 SNS를 통해 “김해신공항 백지화가 되자 마자 국민의힘은 부울경 국회의원들과 대구 경북 국회의원들간에 거의 내전 상태에 돌입했다”며 “문재인 정부의 정책에 사사건건 묻지마 반대로 단일대오를 형성했던 국민의힘 통일전선이 가덕도 신공항 문제로 완전히 폭파되어 쫙 갈라졌다”고 꼬집었다. 그는 국민의힘 부산 의원들의 ‘가덕 신공항 특별법’ 제출을 거론하며 “국민의힘 부산지역 국회의원들, 고맙기는 한데 좀 살살 하시라”고 촉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