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국회·정당·정책

"이낙연·이재명, 대선 장담 어렵다"…초조한 친문 활동 재개

매머드급 싱크탱크 출범하며 조직화 시동

22일 서울 용산구 백범기념관에서 개최된 ‘민주주의4.0 연구원 창립총회 및 1차 심포지엄’에서 더불어민주당 의원들이 전문가들의 강연을 듣고 있다.                                                                         /박진용기자22일 서울 용산구 백범기념관에서 개최된 ‘민주주의4.0 연구원 창립총회 및 1차 심포지엄’에서 더불어민주당 의원들이 전문가들의 강연을 듣고 있다. /박진용기자



더불어민주당 최대 계파인 친문(친문재인) 의원들이 매머드급 싱크탱크인 ‘민주주의4.0연구원’을 출범하며 조직화에 나섰다. 현재 양강구도를 구축한 이낙연 민주당 대표와 이재명 경기도지사로는 차기 대권을 장담하기 어렵다는 위기감에 친문들이 ‘제3의 후보’를 띄우기 위해 직접 나섰다는 평가가 나온다.


민주주의4.0연구원은 22일 서울 백범김구기념관에서 창립총회를 겸한 제1차 심포지엄을 열었다. 이날 행사에는 초대 이사장 겸 연구원장을 맡은 도종환 의원 등 민주당 소속 현역 의원 50여명이 참여했다. 특히 원조 친문으로 불리는 ‘부엉이모임’의 홍영표·전해철·김종민 의원을 비롯해 윤호중·정태호·김영배·황희 의원 등 친문 주류들이 모두 이름을 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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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권에서는 내년 대선후보 경선 등 정치 일정을 앞두고 ‘유력주자’를 확보하지 못한 친문계가 대선을 대비해 일단 ‘조직 다지기’부터 시작했다는 해석이 지배적이다. 당의 유력주자인 이 대표와 이 경기지사의 지지율이 최근 20%대 초반의 ‘박스권’에 머무는 가운데 최근 윤석열 총장과 양자대결에서 박빙의 승부를 보인다는 여론조사 결과까지 나오면서 위기감이 고조된 데 따른 것으로 해석된다. 특히 친문계 의원들이 본선 경쟁력 등을 이유로 제3의 후보를 공식적으로 내세우면 당내 대권구도의 지각변동이 불가피할 것이라는 전망도 제기된다.

실제 이날 모임의 참석자들은 이 대표, 이 지사와 일정 거리를 두고 있는 의원들이었다. 이 지사는 최근 들어 당내 우호세력 확보에 부쩍 열을 올리고 있지만 의원들이 몸을 사리면서 아직은 성과가 저조하다는 평가다. 이 대표와 가까운 인사들 역시 최근 ‘연대와 공생’이라는 싱크탱크 예비모임을 꾸린 것으로 전해졌다. 아직은 임의단체 성격이지만 내년 3월 이 대표가 대표직에서 물러나면 법인으로 전환해 이사진을 꾸리고 정식 싱크탱크로 확대 전환한다는 구상이다. 이처럼 당내 주요 대선주자와 계파들이 발 빠르게 조직화에 나서면서 한동안 수면 아래로 가라앉았던 친문과 비문 등 계파 간 갈등이 본격적으로 나타날 것이라는 전망도 새어나오고 있다. 민주당의 한 관계자는 “차기 당 대표 선거와 대선후보 경선 등 적절한 시점에 당내 ‘캐스팅 보트’를 행사하며 친문 후보를 띄우는 전초기지 역할을 맡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다만 민주주의4.0연구원은 초반부터 특정 주자를 지지하는 모습을 보일 경우 당내 화합 기조를 저해할 수 있다는 우려를 고려해 당분간 정책활동에 집중할 것으로 보인다. 연구원 설립을 주도한 한 의원은 “기존 민주당의 색깔이 덜 묻어나는, 젊고 신선한 시각과 솔루션을 제공할 수 있는 전문가들과 격주로 만날 것”이라며 확대해석을 경계했다. 다만 “누가 우리 당의 대선후보가 되는지와 상관없이 연구원에서 고민한 결과물이 차기 대선에서 민주당의 새로운 정책 어젠다가 되면 좋을 것 같다”고 기대감도 드러냈다.

박진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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