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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스피 사상 최고… 동학개미 판 깔고 외인이 ‘화룡점정’

23일 코스피가 2018년 1월19일 이후 2년 10개월 만에 역대 최고치를 돌파했다. (여의도 국민은행 딜링룸) /오승현기자23일 코스피가 2018년 1월19일 이후 2년 10개월 만에 역대 최고치를 돌파했다. (여의도 국민은행 딜링룸) /오승현기자



지난 18일부터 4거래일 연속 이어진 ‘코스피 랠리’가 23일 마침내 2,600선을 뚫었다. 코스피가 종가 기준으로 2,600포인트를 넘어 마감된 것은 사상 처음이다. 대다수 전문가들은 코스피가 ‘동학개미’의 등장과 함께 새로운 길에 들어섰다는 평가를 내놓고 있다. 11월 들어 14.7%포인트나 상승하는 등 코스피가 숨 가쁘게 내달리는 모습을 보면서도 불안해 하기보다는 내년에도 ‘골디락스’ 장세가 펼쳐질 것으로 보는 시각이 우세하다.


동학 개미와 외인의 ‘콜라보’…신기록 쓴 코스피

전문가들은 코스피가 한 단계 업그레이드하게 된 계기를 3월 ‘코로나 쇼크’에서 찾는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가 가속화되며 올 3월19일 코스피가 하루에만 8% 넘게 폭락하며 장중 1,439포인트까지 내려갔다. 수많은 투자자들이 패닉에 빠지기도 했지만 이날을 계기로 한국 증시 분위기는 확 달라졌다. 삼성전자 등 국내 대표 기업들에 신뢰가 깊은 개인들이 저금리·유동성 장세에 힘입어 너나 할 것 없이 투자를 시작한 것이다. ‘동학 개미’로 불리는 이들은 이후 약 6개월간 코스피에서만 26조원을 순매수하며 코스피를 1,000포인트 가까이 끌어 올렸다.


개인들이 수성한 코스피를 한층 더 높이 끌어올린 힘은 외국인 투자가들로부터 나왔다. 연초부터 9월 말까지 코스피에서만 약 27조원 규모를 순매도하던 외국인 투자가들은 10월 들어 대주주 양도세 이슈 등으로 매수세가 위축된 개인들과 바통 터치하듯 국내 증시로 들어왔다. 그리고 11월 미국 대선이 종료되고 불확실성이 해소되자 지금까지의 매도를 단숨에 회복할 기세로 코스피를 사들이기 시작했다. 특히 대선 결과가 뚜렷해진 이달 5일부터는 13거래일 연속 순매수하며 지수 상승을 견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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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달러에 실적 기대까지...“한국은 골디락스”

증권가는 외인들의 거센 매수세를 ‘합리적인 투자’로 분석하고 있다. 지금 투자를 하기에는 한국 증시만 한 것이 없다는 의미다. 우선 한국은 코로나19 방역에 성공한 국가로 경기회복 속도 역시 미국·유럽 대비 빠르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실제 이날 관세청이 발표한 수출 통계에 따르면 이달 들어 20일까지 수출액 잠정치는 313억달러에 달해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도 11.1%가 늘었다. 또 미국 대선 결과 조 바이든 민주당 후보가 당선되며 원화강세·달러약세도 강해지는 추세다. 한국 증시에 투자할 경우 시세차익은 물론 환차익까지 노려볼 수 있는 ‘골디락스’ 상태라는 것이다. 오현석 삼성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외국인은 내년 경기회복에 대한 기대를 선반영해 투자하고 있는데 한국은 기업의 실적 개선 등이 빨라 주목받고 있다”며 “외인들이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를 대거 사들이고 있는 모습은 반도체 업황에 대한 관심을 넘어 한국 지수를 산다고 해석해도 좋을 것”이라고 말했다.


“외인들 25조 더 살 수도”…내년 증시도 밝다

이달 외국인들은 코스피를 총 6조4,149억원치를 사들였다. 월별 외국인 순매수액 기준으로 볼 때 코스피 역사상 두 번째로 많은 규모다. 이대로 간다면 2013년 9월 기록한 7조6,362억원이라는 사상 최고치를 경신할 가능성도 거론된다. 최유준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외국인 코스피 지분율은 10월부터 회복세를 나타내 36% 수준까지 올라왔지만 연초 39%에 달한 지분율과 비교할 때 아직 여력이 있다”며 “지분율 회복을 가정한다면 외국인은 현재 시가총액 기준으로 25조원가량 추가 매수 여력이 있다”고 말했다. 서정훈 삼성증권 연구원 역시 “외국인이 최근 두드러진 매수세를 보이기는 했지만 연초 대비 누적 순매수 잔액은 여전히 마이너스 20조원인 상태”라며 “유의미한 코로나 통제를 이뤄낸 동북아시아 시장에 긍정적인 시각이 확산된 점을 고려하면 외국인 매수세는 지속될 여지가 크다”고 말했다.

내년 전망도 긍정적이다. 증권사들은 내년 코스피 전망치를 주로 2,800~2,900선으로 보고 있다. 일부에서는 최고 3,000포인트까지 갈 수 있다는 장밋빛 전망도 나온다. 목표를 가장 높게 제시한 흥국증권은 보고서를 통해 “내년 우리나라 성장률은 3% 중후반 수준이 유력하고 코스피 기업 영업이익은 올해보다 38% 급증할 것”이라며 “반도체·자동차 등 코스피 비중이 큰 업종의 실적 개선을 암시하고 있기에 코스피 3,000을 충분히 기대해볼 만하다”고 분석했다. /김경미·이승배기자 kmkim@sedaily.com

이승배·김경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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