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산업일반

"무리한 친환경차 전환땐 車산업 고사" 우려 목소리

[기후환경회의 업계 반응]

부품사 60% 이상 미래차 대응 못해

석유억제에 정유도 초상집 분위기

오는 2035년부터 내연기관차의 판매를 중단해야 한다는 국가기후환경회의의 제안과 관련해 자동차 업계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어려움을 겪는 자동차 산업이 아예 고사할 수도 있다”며 우려를 표명했다.


정만기 한국자동차산업협회 회장은 23일 “전기차 등 친환경차 전환을 위해서는 기술개발과 설비투자 등이 필요한데 현재 국내 완성차업체와 부품업체들은 준비가 미흡한 상태”라며 “특히 부품업체 중 60% 이상이 미래차 개발·생산에 대응하지 못하고 있는 상황에서 정부의 체계적인 지원 없이 친환경차 전환만 서두르면 자칫 자동차 산업의 공멸을 초래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또 “규제 대상이 사라지면 규제가 무슨 소용이 있느냐”고 반문하기도 했다. 협회에 따르면 자동차 부품업체 중 미래차 개발·생산에 대응 중인 업체는 39.6%에 불과하다. 김필수 대림대 자동차학과 교수도 “무리한 친환경차 전환은 중국 전기차 업체의 배만 불려주는 결과를 불러올 수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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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유 가격 인상과 관련해서도 자동차 업계는 우려의 목소리를 내고 있다. 현재 전체 자동차의 40%를 경유차가 점유하는 만큼 타격이 불가피하기 때문이다. 특히 경유차 비중이 상대적으로 높은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과 상용차 생산업체들의 피해가 예상된다.

정유 업계도 초상집 분위기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글로벌 트렌드에 맞춰 탄소배출을 줄여야 한다는 큰 방향성에는 공감하지만 기업 입장에서는 경영상 타격을 입을 정도로 급격한 변화”라며 “코로나19 사태로 석유 수요가 감소하는 상황에서 급격한 석유 소비 억제 정책은 사실상 사업을 접으라는 얘기”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석유협회 관계자는 “미세먼지는 일반 경유차보다 노후 경유차 때문에 문제가 되는 것”이라며 “미세먼지를 저감하겠다며 모든 경유차에 해당하는 경유세를 올리려는 것은 실효성이 떨어질 뿐 아니라 영세 운송 자영업자들의 어려움을 더욱 가중시키는 조치”라고 말했다. 업계 관계자는 “판매중단과 같은 일방적인 정책보다는 인센티브 중심의 정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김능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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