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용히 공부만 하던 애꿎은 고3 수험생들만 독서실이 어떻게 운영될지, 수능이 연기되지는 않을지 걱정하는 게 억울해요.”
수능을 10일 앞둔 23일 오전 서울 강남구 대치동 학원가에서 만난 강모(19)군은 다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확산되는 상황에 한숨을 내쉬었다. 수능 준비에만 몰두해도 모자랄 상황에 공부할 장소를 어떻게 할지, 수능 당일 코로나19에 걸려 대학별 면접고사를 못 보게 되면 어떻게 할지 등 걱정이 태산이다.
대치동의 한 스터디카페를 찾은 B군도 “스터디카페에서 공부를 해왔는데 요새는 코로나19 때문에 많이 망설여진다”며 “지난주는 그래도 공부하는 학생들이 많았는데 점점 인원이 줄고 있다”고 말했다. 수능을 앞두고 최종 마무리를 하는 수험생들로 가득 차 있어야 하는 독서실과 스터디카페에는 이용객보다 빈자리가 많은 경우가 허다했다. B군이 찾은 스터디카페는 정원이 69명이지만 13명의 학생만 공부를 하고 있었다. 33명이 정원인 다른 스터디카페도 4명의 이용객만 있었다.
수능 당일 고사장 앞에서 진행되는 체온확인 과정, 칸막이, 급격하게 추워진 날씨도 수험생들에게는 또 하나의 변수다. 대치동에서 만난 이모(18)양은 “코로나19 상황이 심각해질수록 수능 당일 고사장에서 진행되는 방역 과정이 더 엄격하게 진행되고 시간이 오래 걸릴 것”이라며 “생각보다 더 일찍 일어나 이동해야 하는데 혹시라도 이 때문에 피곤해지고 시험에 집중할 수 없게 될까 걱정된다”고 밝혔다.
수능 전후 예정돼 있는 대학별 대면 고사도 수험생들에게는 큰 걱정거리다. 사회적 거리두기 2단계에 맞춰 예정된 대면 면접 일정에 변동이 생길 가능성이 커졌기 때문이다. 한 고3 수험생은 “수능은 국가에서 방역을 관리해 어느 정도 안심이 되기는 하지만 대학별 고사는 학교마다 방역 수칙도 다르고 어떻게 시험이 진행될지 알 길이 없어 막막하다”고 지적했다. 학부모들도 혹여나 수능을 앞두고 마지막에 또 다른 변수가 생기지는 않을까 노심초사하고 있다. 고3 수험생을 둔 황모(49)씨는 “올해는 코로나19로 대입전형도 갑자기 바뀌는 경우도 많아 준비하면서 많이 혼란스러웠다”며 “열심히 준비해온 결과를 받는 날인데 코로나19로 인한 변수가 또 생길까 우려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