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경식(사진) 한국경영자총협회 회장은 24일 “노사관계 현실을 충분히 고려하지 않은 채 정부의 노조법 개정안이 입법된다면, 노사간 힘의 불균형이 더욱 심화돼 산업과 기업 경쟁력에 큰 부담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했다.
손 회장은 이날 서울 포시즌스호텔에서 열린 ‘노사관계발전자문위원회’에서 이같이 밝혔다. 손 회장은 “기업의 세부담 완화와 규제 완화, 유연근무제 보완 입법 등을 지속적으로 건의했지만 기업 경영과 투자 활동을 제약하는 법안이 국회에 많이 제출돼 있어 부담이 크다”고 말했다.
손 회장은 “해고자·실업자가 기업별노조에 가입해 활동할 경우 노조측으로 힘쏠림 현상이 더욱 심화되고, 단체교섭 의제도 기업 내부 문제를 벗어나 정치적·사회적 이슈까지 확대될 우려가 있다”며 “만약 ILO 핵심협약 비준을 위해 해고자·실업자의 노조가입 허용이 불가피하다면, 이러한 노조의 단결권 강화에 상응하게 사용자의 대항권도 국제 수준에 맞게 동시에 개선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ILO 핵심협약 비준을 위한 정부안에는 △해고자·실업자의 노조 활동 허용 △노조 전임자 급여 지급 금지 삭제 △단체협약 유효 기간 현행 2년에서 3년 연장 등의 내용이 담겼다. 더불어민주당은 오는 30일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고용노동소위에 해당 법안을 상정하고 이번 정기국회 안에 통과시킬 계획이다.
손 회장은 “사용자에게는 파업에 대한 대항수단으로 대체근로를 활용할 수 있도록 하고, 노동조합의 쟁의행위시 사업장을 점거하는 행위도 금지해야 한다”며 “사용자에게만 부과된 부당노동행위에 대한 직접적 형사처벌 규정을 삭제하고 노조의 부당노동행위를 규제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날 자문위에서 박지순 고려대 노동대학원장은 근로시간면제제도와 관련해 “정부 개정안은 풀타임면제자에게만 근로시간면제한도를 적용하고 파트타임면제자에 대해서는 적용을 제외함으로써 파트타임면제자에 대한 급여지급을 사실상 노사의 자율에 맡기려는 것과 같다”고 평가했다. 정부안이 파트타임면제자를 둘러싼 불확실성과 노사갈등을 야기하고 실질적인 근로시간면제시간 확대로 귀결될 것이라는 지적이다.
대체근로 금지와 관련해 박 교수는 “장기분쟁으로 경영에 타격을 주는 노동조합의 쟁의행위에 대해 기업들이 시장 위험 확대에 대처할 수 있도록 현행 대체근로 전면금지 규정을 합리적 범위에서 변경ㆍ개선하는 방안을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했고 부당노동행위제도 개선과 관련해선 “노동조합활동에 대한 자유의 범위를 확대하는 만큼 이에 대응하기 위해 사용자에 대한 일방적인 형벌 규정을 완화하는 것이 필요하며, 특히 부당노동행위제도와 관련해 형사처벌 조항을 축소 내지 폐지하는 방안에 대한 검토가 이뤄져야 한다”고 제안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