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아니스트 선우예권이 3년 만의 신보 ‘모차르트’와 함께 돌아왔다. 내달 30일부터 광주를 시작으로 내년 1월까지 서울, 부산, 제주를 포함한 전국투어에 나선다.
선우예권은 24일 서울 논현동 오드 포트에서 열린 신보 발매 및 공연 기자간담회에서 “나 또한 많이 기다리고 기대한 ‘기적적인 앨범”이라 행복하다”고 소감을 밝혔다. 이날 발매된 ‘모차르트’는 선우예권이 지난 2017년 미국 반 클라이번 국제 콩쿠르에서 한국인 최초로 우승한 지 3년 만에 내놓는 첫 스튜디오 앨범으로 지난 8월 초 독일에서 녹음을 진행했다. 유럽 내 코로나 19 확산으로 모든 것이 불투명한 상황에서 어렵게 성사된 녹음이기에 연주자 본인도 “기적”이라는 표현을 써가며 남다른 애정을 드러냈다.
앨범에는 대중에게 친숙한 소나타 8·10·11·13·16번과 함께 두 개의 환상곡과 아다지오, 론도 작품이 수록됐다. 디지털 앨범에는 아르카디 볼로도스가 편곡한 터키 행진곡이 보너스 트랙으로 담겼다.
선우예권은 인간 모차르트에 한발 다가가는 깊이 있는 연주를 선보인다. 인간으로서 감당해야 하는 어두운 고통의 순간부터 삶의 눈부신 순간까지 “인생의 모든 감정을 내포한 작곡가”와 그의 음악 세계를 꼼꼼하게 구현했다.
모차르트는 선우예권 본인에게도 특별한 작곡가다. 그는 “만 15세에 미국 유학길에 오른 뒤 처음 동료 음악가들로부터 인정받았던 곡이 모차르트 소나타였고, 반 클라이번 콩쿠르에서도 주변에서 좋은 평가를 받았던 게 모차르트 협주곡이었다”며 남다른 인연을 소개했다. 이어 “이번 프로젝트를 진행하면서 (모차르트 앨범을 낸다는) 생각을 해보니 내 마음이 편해지고, 갑자기 가까운 사이라는 느낌도 들었다”는 일화를 전했다.
연주자는 앨범에 대한 애정을 곳곳에 담아 넣었다. 앨범에 수록된 ‘론도 A단조, 작품번호 511’ 악보 일부에는 직접 음악적 표현과 감상을 적어 넣기도 했다. 코로나 19라는 위기의 한복판에서 무사히 녹음을 마치고 선보인 귀한 결과물이기에 이 음악이 지친 이들에게 위로가 되길 바라는 바람이 어느 때보다 크다. 그는 앨범과 공연으로 만날 관객들에게 “지친 마음을 추스르게 하는 강력한 힘을 지닌 것이 바로 음악”이라며 “모차르트의 음악을 통해 복잡한 생각을 정리하고 지친 마음의 위안과 감동을 얻길 바란다”고 말했다.
/사진=양문숙기자 yms7890@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