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중앙지검이 ‘요양 병원 부정 수급 의혹’을 받고 있는 윤석열 검찰총장의 장모 최 모(74) 씨를 재수사 끝에 재판에 넘겼다. 최 씨가 검찰 수사로 기소된 것은 올 3월에 이어 이번이 두 번째다. 윤 총장의 부인 김건희 씨가 대표로 있는 전시 기획사 ‘코바나콘텐츠의 불법 협찬금 수수 의혹’ 등 각종 수사도 서울중앙지검에서 진행 중이다.
서울중앙지검 형사6부(박순배 부장검사)는 24일 최 씨를 의료법 위반과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사기 혐의로 불구속 기소했다. 추미애 법무부 장관이 지난달 29일 윤 총장의 가족·측근 의혹 수사팀을 강화하라고 지시한 지 한 달 만이다. 이날 기소는 공교롭게도 윤 총장이 사회적 약자 범죄를 수사한 검사들과 두 번째 오찬을 갖는 등 내부 결속 행보를 보이는 와중에 이뤄졌다.
검찰에 따르면 최 씨는 지난 2012년 11월 동업자 구 모 씨와 의료 재단을 세우고 경기도 파주에 A 요양 병원을 설립했다. 의료법에 따라 개설된 의료 기관이 아닌데도 2013년 5월부터 2년간 국민건강보험공단에서 요양 급여 22억9,000만여원을 부정 수급했다가 적발돼 최 씨 동업자 3명이 의료법 위반과 사기 혐의로 기소됐고 유죄 판결을 받았다. 그러나 공동 이사장이었던 최 씨는 2014년 5월 이사장직에서 물러나면서 병원 운영에 관한 책임을 묻지 않는다는 ‘책임 면제 각서’를 받았다는 이유로 입건되지 않았다. 하지만 올 초 사업가 정대택 씨와 최강욱 열린민주당 대표 등이 최 씨와 윤 총장, 부인 김 씨까지 각종 협의로 고발하면서 검찰의 재수사가 시작됐다. 검찰은 수사 결과 최 씨가 불법 요양 병원을 개설·운영하는 데 관여했다고 판단했다. 최 씨가 당사자들 사이에서 책임 면제 각서를 작성했다고 하지만 범죄 성립 여부에는 영향을 미치기 어렵다는 게 검찰의 결론이다. 다만 검찰은 정 씨가 윤 총장 부인 김 씨를 ‘통장 잔고 증명서’ 위조 혐의로 고발한 사건에 대해서는 각하했다. 윤 총장이 장모 사건 수사에 개입했다는 의혹으로 고발된 사건에 대해서도 혐의가 없다고 판단했다.
복수의 법조계 관계자는 “검찰이 이미 혐의가 없다고 판단한 사건을 다시 파헤쳐 기소하는 사례는 극히 드물다”며 “현직 검찰총장 주변을 동시다발적으로 수사하고 동시에 법무부에서 징계 등이 함께 이뤄지는 부분도 매우 이례적”이라고 입을 모았다. /안현덕·손구민기자 always@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