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이터·네트워크·인공지능(Data·Network·AI) 인력난에 시달리고 있는 기업들은 기존 인력들에 대한 재교육 등을 통한 내부조달에 나서고 있다. 대학이나 대학원을 통한 DNA 인재 수급이 원활하지 않은 상황에서 신사업 기회를 놓칠 수는 없다 보니 자구책을 마련하고 있는 것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D·N·A 인재 확보를 위한 경쟁이 워낙 치열하다 보니 무리해서 인재를 영입하는 것보다 자체 육성이 더 효과적”이라며 “수년간 근무한 임직원들은 회사에 대한 로열티도 커서 이탈도 적다”고 말했다.
KT(030200)는 내부 인재 육성을 위해 구현모 대표가 직접 팔을 걷어붙였다. 임직원들을 대상으로 한 ‘AI·클라우드 개발자 육성코스’를 개설해 오는 2022년까지 핵심인재 1,200명을 양성하는 것이 목표다. 올해만 370명 가량이 교육을 마쳤다. 임직원들은 AI나 클라우드 중 하나를 선택해 총 6개월 동안 전일제 교육을 받는다. 아예 업무에서 배제하고 하루 종일 교육만 받는 시스템이다. 또 전국 광역본부를 대상으로 ‘현장 AI 인력 양성’ 프로그램도 운영한다. 두 과정 모두 임직원이 직접 프로젝트를 주도하며 해결하는 방식이다. 이 과정에서 제시된 프로젝트의 60%는 즉시 상용화가 결정됐다.
삼성SDS도 전일제로 사내 데이터 분석 인력을 양성하는 교육과정과 데이터 분석가 인증제도를 운영하고 있다. 시행 2년째를 맞는 올해까지 총 1,600여 명의 인력이 배출됐다. 또 전문가 멘토링·분석알고리즘 경진대회 등 역량 향상을 위한 프로그램도 시행하고 있다.
LG유플러스(032640)는 지난 7월 한 달 동안 임직원 50여명이 현업에서 빠져 데이터 분석 등 교육을 받는 ‘드림 빅 데이터 과정’을 운영했다. 수료생들은 디지털 전환 관련 직무로 전환할 수 있는 ‘데이터 인재 풀’에 자동으로 편입된다. 회사측은 내년에 교육 프로그램 규모를 확대할 계획이다.
LG CNS는 교육 프로그램에 더해 임직원의 AI·DX 역량 개발에 대한 동기를 부여하는 시스템을 구축했다. 매년 테크 마이스터(Meister)·엑스퍼트(Expert)를 선발해 보상하는 체계를 마련한 것. 아울러 사내 최고의 코딩 실력자를 뽑는 코드몬스터 대회도 매년 실시한다. 지난해에는 미국 클라우드 전문기업 슬라럼에 임직원 30여명을 4개월간 연수를 보내기도 했다.
온라인 교육 플랫폼을 적극 활용하는 기업들도 있다. SK텔레콤(017670)은 사내 온라인 교육 인프라 ‘마이써니’(mySUNI)를 활용해 ‘AI-디지털 전환(DT) 리터러시 프로그램’을 운영한다. CJ올리브네트웍스는 지난 3월 CJ그룹 전 계열사에 디지털 전환 DNA를 심기 위해 ‘DT 아카데미’를 출범시켰다. CJ올리브네트웍스의 모든 임직원들은 온라인 아카데미를 통해 AI, 빅데이터, 클라우드 등 강의를 들을 수 있으며 유료 전문가 과정 커리큘럼 비용은 회사가 지원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