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

"무리한 탄소중립, 제조업 위기 부른다"

"설비 투자 등에 500조 필요

산업 경쟁력·고용 악화 불가피"

기업·연구단체, 정책과속 우려

문재인 대통령이 오는 2050년 ‘탄소 중립’을 선언한 가운데 산업계에서 ‘속도 조절’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제기됐다. 탄소 중립을 위해 에너지 수급 구조를 재생에너지 중심으로 급격히 바꾸는 과정에서 산업 경쟁력이 약화하고 국내 생산 기지 이전과 일자리 감소를 초래하게 될 것이라는 우려다. 500조 원이 넘는 투자와 전기료 상승도 불가피할 것으로 전망된다.

15개 업종별 단체 모임인 산업연합포럼(회장 정만기)이 26일 ‘기후변화 대응을 위한 산업·에너지 분야 전환 과제’를 주제로 개최한 포럼에서 임재규 에너지경제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탄소 중립을 위해서는 태양광·풍력 등 재생에너지 발전 비중을 80% 이상으로 급격히 늘려야 한다”며 “이 경우 설비 투자비와 인프라 투자비를 합쳐 510조 원의 비용이 들 것으로 추산된다”고 분석했다.


그는 “탄소 중립을 선언한 국가들은 기본적으로 수력 등 재생에너지 자원이 큰 국가들이거나 원자력이 역할을 계속하게 될 나라들”이라면서 “한국의 수력발전 비중은 0.8%에 불과하고 탈원전까지 추진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탄소 중립은 장기적으로 지향해야 할 비전이지만 적정 속도에 대한 체계적인 검토가 필수적”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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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 연구위원은 무리한 탄소 중립 추진에 따른 산업 경쟁력 약화도 우려했다. 급격한 탈탄소화가 국내 산업구조의 대대적 변화를 초래할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그는 “소재 산업인 철강·시멘트 등의 산업이 국외로 이전하고 일자리가 감소할 것”이라며 “전후방 산업이 많은 이 업종이 퇴출되면 제조업 전반에 걸쳐 상당한 위기에 봉착할 수밖에 없다”고 전망했다.

발표 후 이어진 토론에서 이종수 서울대 교수는 “정책에는 목표·경로·속도라는 세 가지 요소가 있는데 정부가 적정한 경로와 속도에 대해 생각해봐야 한다”며 “국가가 성장 가능성을 계속 유지하기 위해서는 산업 경쟁력을 훼손해서는 안 된다는 원칙을 가져가는 게 중요하다”고 꼬집었다. 남정임 한국철강협회 기술환경실장은 탄소 중립을 위한 지원을 강조했다. 남 실장은 “목표만 설정하고 규제로 해결될 수 있다고 생각해서는 안 되고 길을 만들어주는 지원이 필요하다”며 “지금까지처럼 연구개발 지원이 ‘대기업 특혜’라는 이유로 무산돼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박한신 기자
hspark@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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