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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지플랫 "더 이상 예전의 최환희가 아니에요"

가수 최환희(지플랫)이 25일 서울 마포구 팍스스튜디오에서 진행된 서울경제스타와의 인터뷰를 위해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양문숙 기자


“저는 더 이상 예전의 최환희가 아니에요.”

故 최진실의 아들 최환희. 대중이 잘 알고 있는 익숙한 이름이다. 이제 그는 익숙한 그 이름과 자신을 설명하는 수식어를 떼어내려는 첫 발을 내딛고 있다. 신인 가수 지플랫(Zflat)의 시작은 지금부터다.

26일 서울 마포구 로스차일드 사옥에서 최근 데뷔 싱글 앨범 ‘디자이너(Designer)’를 발표한 지플랫과 만났다. 올해 스무 살이 된 그는 대중이 기억하는 앳된 얼굴이 아닌 건장한 청년의 모습이었다. 가수로서 마주한 그는 진중하게 자신에 대한 이야기를 한마디씩 내뱉었다.

“가수라는 꿈을 가지게 된 지 오랜 시간이 지나지 않았는데, 빨리 제 꿈이 실현된 것이 신기하고 한편으로 감사해요. 가수에 대한 꿈은 2년 전부터 시작됐어요. 고등학교 1~2학년쯤에 힙합 동아리 회장인 친구가 학교 축제 때 공연이 있는데 같이 하겠냐고 해서 무대에 처음 서게 됐거든요. 그런데 진짜 너무 재밌더라고요. 관객들이랑 같이 뛰어놀고 소리 지르면서 공연하는 게 짜릿했어요. 여운이 강하게 남았죠. 무대가 끝난 뒤에 음악에 대해 진지하게 생각하게 됐고요.”

지플랫은 어머니인 고 최진실과 배우 겸 가수였던 삼촌 고 최진영의 영향으로 어릴 적부터 연예계 진출에 대한 꿈을 꾸고 있었다. 방송을 통해 배우가 꿈이라고 공공연히 말했을 정도로 많은 관심을 두고 있었고, 실제로 연기 전공으로 대학 진학을 할 생각으로 준비 중이었다. 그 와중에 가수에 대한 선망이 생긴 그는 지난해 tvN 예능 프로그램 ‘애들 생각’ 출연 당시에도 음악 공부 중이었지만 밝히지 않고 “아직 배우가 꿈이라고 말할 상황이 아니다”라고 우회적으로 말한 바 있다.

“아무래도 저는 자라온 환경이 그런 (연예계) 쪽으로 노출이 많이 돼서 관심이 있을 수밖에 없었어요. 자연스럽게 그쪽 일들을 많이 접하게 됐고 심지어 방송에 직접 나간 일도 많았으니까요. 어렸을 때부터 꿈이 다양하게 바뀌었지만 거의 다 연예계 쪽이었어요. 대표적으로 배우가 있었고, 영상 제작 편집을 좋아해서 감독도 생각했었죠. 다양한 것들이 있었지만 음악을 만들고 랩을 하는 래퍼가 그중의 하나였어요.”

“‘애들 생각’에서 가수 준비 중이라고 이야기하지 않았던 건, 음악 하는 걸 그런 식으로 대중에게 알리기 싫었기 때문이에요. 보여줄 수 있는 확실한 결과물이 있을 때 대중에게 ‘저 음악 해요’라고 하면서 나오고 싶었어요. 그래서 (배우 꿈에 대한) 질문이 나왔을 때 조금 더 숨겼던 거 같아요. 어느 정도 실력이 무르익을 때까지 때를 기다렸어요.”

가수 지플랫(최환희)이 20일 데뷔 싱글 앨범 ‘디자이너’를 발표했다./ 사진=양문숙 기자


본격적인 음악 공부는 현 소속사 대표인 로빈 덕분에 시작하게 됐다. 로빈 대표는 YG엔터테인먼트 프로듀서로, 악동뮤지션 ‘200%’, 워너원 ‘약속해요’, 슈퍼주니어 ‘게임(GAME)’ 등을 작업한 실력파다. 로빈 대표는 프로듀싱 능력이 있는 아티스트를 양성하는 것을 목표로 로스차일드를 설립하며 지플랫을 1호 가수로 선보이게 됐다.

“2년 전에는 이 회사에 소속 아티스트가 될지 꿈에도 몰랐어요. 혼자 음악을 하다 보니까 ‘내가 지금 잘하고 있는 건가’ ‘내가 만든 음악이 전문가의 귀에 좋게 들릴까’ 이런 고민을 했었거든요. 그럴 때 다행히도 지인을 통해 제 음악을 평가하고 피드백을 줄 수 있는 사람이 있다는 걸 알게 됐어요. 그게 로빈 대표님이었죠. 상담을 받고 얘기를 나누다가 제 음악을 좋아해 주셔서 그때부터 음악적 교류를 하기 시작했어요. 대표님이 숙제로 ‘이 느낌의 곡을 만들어 와라’라고 하면 제가 곡을 만들어 오고, 피드백을 해주시는 식으로 수업 같이 진행됐죠.”

지플랫이라는 예명은 A부터 G까지 있는 음악 코드에서 존재하지 않은 코드라는 의미로, 세상에 없는 음악을 하겠다는 포부를 담은 이름이다. 음악 공부를 하면서 사용하던 ‘하이엘로’라는 예명이 있었지만, 로빈 대표의 지휘 아래 ‘지플랫’으로 시작하게 됐다.

“원래 하이엘로라는 예명에 되게 정이 들어있었는데, 대표님이 예명을 새로 만들면 좋겠다고 하셔서 아쉽지만 어쩔 수 없이 떠나보냈죠. 본명으로 데뷔할 수도 있었지만 힙합은 다 랩 네임이 있잖아요. 그래서 예명을 쓰고 싶었고 ‘환희’라는 이름은 이미 연예계에 많이 있더라고요. 또 대중들이 전에 알던 최환희와는 분리되는, 독립된 새로운 아티스트로서의 제 이미지를 보여주려면 새로운 이름으로 시작하는 게 좋다고 생각했어요.”


지플랫의 음악은 힙합을 기본으로 한다. 싱어송라이터뿐만 아니라 프로듀서로서 활동할 계획이다. 데뷔곡 ‘디자이너’ 역시 지플랫이 직접 작사, 작곡, 편곡까지 했다. 로스차일드 소속인 그룹 디유닛 출신 혼담과 듀엣 형태로 발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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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악을 많이 들었는데 힙합만의 특별한 걸 느꼈어요. 다른 대중가요들은 거의 주제가 비슷한데, 힙합은 넣을 수 있는 주제가 다양하다는 게 매력으로 다가왔거든요. 원래 제가 감정을 잘 표현하지 않는 스타일인데 힙합 음악이 제 감정의 배출구 같은 느낌도 있었어요. 앞으로 제가 만드는 음악은 항상 힙합은 아니겠지만 부르는 노래는 힙합일 거예요.”

“‘디자이너’는 1년 전에 만든 곡이에요. 친구의 연애 상담을 해주다가 느낀 걸 토대로 만든 곡이죠. 남자는 여자를 예쁘게 바꿔주고 싶은데 여자는 ‘나를 있는 그대로 봐 달라. 왜 바꾸려고 하나’라고 말하는, 남녀의 엇갈린 관점의 곡이에요. 원곡은 서정적이고 피아노 베이스였어요. 습작곡으로 대표님한테 들려드렸는데 엄청 좋아하셨거든요. 회사가 생기고 제가 들어오면서 데뷔곡을 내야 하는데 ‘디자이너’를 기억하시더라고요. 원곡을 그대로 사용하면 분위기가 다운될 거 같아서 편곡하고, 가사도 남녀 이야기보다는 ‘이 세상을 디자인 하겠다’는 메시지로 넓혔죠.”

가수 지플랫(최환희) / 사진=양문숙 기자


세상에 자신이 만든 곡을 내보이게 된 지플랫은 설레는 마음보다 걱정이 앞서기도 한다. 대중의 머릿속에 있는 최환희의 이미지를 지워야 하기 때문. 예전에는 부모님과 삼촌에 대한 이야기들이 자신의 이름 앞에 붙는 것이 당연하다고 생각했지만 성인이 되어 아티스트로 데뷔한 지금, 그 꼬리표를 떼고 싶다.

“연예인의 아들 그 이유만으로 유명해진 사람이 아니었으면 해요. 제 음악성을 진짜로 보여주고 대중에게 아티스트로 각인되고 싶거든요. 그런 꼬리표에 대한 걱정을 많이 했는데 어쩔 수 없는 거 같더라고요. (가수로 데뷔하는) 처음에는 그런 꼬리표도 붙을 수 있다고 생각하고, 어느 정도 예상하기도 했어요. 지금부터 중요한 건 그 꼬리표를 어떻게 떼어 내느냐 이죠. 앞으로 꾸준히 제가 어떤 음악을 할 수 있는지 대중에게 보여주면서 아티스트 이미지가 진해질 수 있게 노력해야 할 것 같아요.”

지플랫이 처음 음악을 시작하겠다고 선언했을 때, 할머니를 비롯한 어머니의 절친 홍진경, 이영자 등의 걱정도 뒤따랐다. 할머니는 지플랫이 연기 전공을 하기 위해 차근차근 준비하던 와중에 진로를 바꾸면서 고민이 깊어졌고, 홍진경과 이영자는 연예계 선배이자 이모로서 진심 어린 조언을 하기도 했다. 그렇게 지플랫은 2년간 진지하게 음악에 임하는 모습으로 주변의 신뢰를 얻었다.

“할머니는 제가 연기라는 길이 있는데 갑자기 틀어버리고 게다가 대학도 안 간다고 하니까 속상했을 거예요. 처음에는 걱정도 많이 했는데 제가 음악 하는 모습을 보여드리고 작업물도 계속 들려드리다 보니까 조금씩 저를 믿어주시면서 나중에는 응원으로 바뀌었어요.”

“(홍)진경이 이모나 (이)영자 이모는 연예계 선배잖아요. 어떻게 보면 연예계가 무섭고 잔인한 곳이라는 건 다 아는 사실인데 제가 자진해서 들어오는 걸 보고 걱정했을 거예요. 조언도 많이 해주셨는데 그냥 사람들이 저에게 어떤 말을 하든 하고 싶은 거 하면서 행복했으면 좋겠다고 말씀해 주셨어요. 아직도 그 말을 기억하면서 하고 싶은 음악 하면서 행복하게 하고 있죠. 진경 이모한테는 음악을 시작할 때부터 들려줬거든요. 부족한 부분이 많은 곡들인데 되게 피드백을 잘해주셨어요. 제가 좀 더 성장한 뒤에 만든 음악을 들려드렸을 때는 정말 멋지다고 칭찬을 엄청 해주셨어요. 걱정하셨는데 잘 해냈다고 칭찬을 많이 해줘서 동기부여가 됐어요.”(웃음)

가수 지플랫(최환희) / 사진=양문숙 기자


이제 남은 것은 대중의 평가다. 지플랫 역시 적나라한 대중의 평가를 각오하고 있다. 자신이 음악을 처음 시작했을 때 지인들의 반응이 엇갈렸던 것처럼, 대중의 반응도 같을 거라고 예상하고 있다. 걱정하는 마음으로 자신을 바라보고 있는 것도 잘 알고 있다. 그래서 오히려 채찍질을 달게 받을 마음의 준비도 하고 있다. 스스로 주변의 시선을 신뢰감으로 바꿔놓은 것처럼 대중의 마음을 흔들고 싶다.

“제가 처음 데뷔하고 나온 것치고는 좋은 반응들이 많았어요. 그런데 이제 너무 그런 말만 듣고 살면 긴장을 놔버릴 수도 있을 거 같아서 정말 진지하게 피드백을 해주는 댓글들도 있으면 좋을 거 같아요. ‘노래 좋네요. 응원할게요’라는 댓글도 좋지만, 리스너로서 피드백을 주는 댓글이 있었으면 좋겠어요. 최환희라는 사람을 응원하는 댓글이 아닌 이 노래에 대한 댓글이요.”

“지금은 시작하는 단계니까 ‘합합계에 떠오르는 신인’ 같은 수식어가 붙으면 좋을 거 같아요. 시간이 지나고 연륜이 생기면 ‘힙합계 대표 프로듀서’라는 수식어가 붙으면 자랑스러울 것 같고요. 작은 소망은 음원차트에 이름이 올라가는 거예요. 차트 안에 제 노래가 올라가기만 해도 기분이 좋을 것 같아요. 지금은 계속해서 제 음악을 들려드리고 실력을 증명해내는 것이 목표예요.”(웃음)

추승현 기자
chush@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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