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종시 아파트 매매가와 전세가격이 올 한 해에만 40% 넘게 오른 것으로 나타났다. 초유의 동시 가격 급등이다. 대전을 투기과열지구 및 조정대상지역으로 묶으면서 풍선효과가 나타나고 있는 와중에 당정의 ‘천도론’ 발언 등으로 수요자들의 관심이 쏠렸기 때문이다. 매매가격과 더불어 전셋값 또한 급등하면서 세종시의 ‘주거난’은 갈수록 심화하는 모습이다. 이런 폭등장은 없었다는 것이 시장의 평가다.
<이런 폭등 없었다>
한국감정원에 따르면 올해 들어 지난 11월 23일까지 세종 아파트 매매가는 올 한해 누계로 40.61% 상승했다. 2위를 기록한 수원 팔달구(20.00%)의 2배가 넘는 수치다. 세종시의 아파트값은 지난해 쭉 하락을 이어가다 2019년 11월부터 상승세로 돌아섰다. 이후 6·17 대책 이후부터 상승세가 본격화됐다. 세종시 아파트값은 올 6월 15일부터 11월 23일까지 5개월여 동안 24.84% 급등했다.
대다수 단지들도 올 초와 비교하면 실거래가가 2배 가까이 뛰었다.
새롬동 ‘새뜸13단지트리쉐이드’ 전용 84.93㎡는 지난 9일 11억원에 실거래, 지난 2월 거래(6억원)보다 5억원 상승했다. 인근 ‘새뜸10단지더샵힐스테이트’ 전용 98.18㎡ 또한 지난 9월 15억원에 실거래, 올 1월 거래(9억5,000만원)보다 크게 뛰었다. 고운동 ‘가락17단지골드클래스’ 전용 59.9㎡도 지난 10월 5억원에 매매 거래됐는데 이는 1월 거래액(2억5,500만원)의 2배 가까운 값이다.
정부가 6·17대책으로 대전시를 투기과열지구·조정대상지역으로 묶은 후부터 세종시 아파트값은 급등세를 보였다. 이후 서울 및 수도권 집값을 잡겠다며 김태년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 등 당정에서 ‘세종 천도론’을 꺼내 들면서 불에 기름을 부은 형국이다. 현재 ‘천도론’ 이야기는 각종 혼란 속 쑥 들어간데다 급등한 아파트값에 수요자들이 피로를 보이면서 세종시 아파트 가격 상승률은 줄어든 상황이다. 하지만 여전히 불안은 남아있는 모습이다.
전셋값은 더욱 심각하다. 세종시 아파트 전셋값은 이번 주에도 1.36% 상승하는 등 급등세를 이어가고 있다. 올 한해 누계로 보면 무려 48.56% 상승했다. 한솔동 ‘첫마을5단지’ 전용 114.1㎡는 지난 4일 5억3,000만원에 전세 거래됐다. 9월 거래(3억원)보다도 2억3,000만원 뛰었다.
<새 아파트는 말 그대로 로또>
매매가격은 물론 전셋값까지 급등하다 보니 분양가 상한제가 적용되는 ‘신규 분양’ 물량들이 로또로 주목받고 있다. 앞서 지난 4일 진행한 ‘세종시 1-1 생활권 M8 블럭 세종 한림풀에버’의 1순위 청약에는 169가구 공급에 2만 5,910명이 청약을 접수, 평균 경쟁률이 153.3대 1에 달했다. 해당 단지 전용 103㎡가 시세 대비 크게 저렴한 4억원대에 분양가가 책정됐다. 전셋값보다 저렴한 데다 당첨만 되면 수 억원의 시세 차익을 누릴 수 있는 ‘로또’인 셈이다.
여기에 앞으로 세종시 서북쪽의 6-3 생활권에서 4,600가구 규모의 물량이 분양될 예정이다. 우선 오는 12월 6-3생활권 M2블록에서 995가구가 분양될 예정이다. 해당 단지는 한국토지주택공사(LH)에서 시행을 맡은 공공분양 단지다.
앞서 지난 4일 김경선 여성가족부 차관이 ‘다주택’ 문제로 처분한 ‘세종 리더스포레 나릿재마을 2단지’ 전용 99.26㎡ 1가구 무순위 청약(줍줍)에는 24만 9,000여명이 청약하기도 했다. 해당 사이트가 마비되고 신청 시간이 애초 정오에서 오후 6시로 연장되기도 했다. 해당 물량의 분양가는 4억4,190만원으로 당첨만 될 시 10억원의 시세 차익을 누릴 것으로 기대됐다. 해당 청약에서는 1998년생 이모씨가 당첨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