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경제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에서 빠르게 회복되고 있지만 이 와중에 부채가 크게 늘고 있어 새로운 부담이 되고 있다.
27일 중국 사회과학원 산하 싱크탱크인 국가금융발전실험실(NIFD)에 따르면 지난 3·4분기 말 기준 중국의 국내총생산(GDP) 대비 총부채 비율은 270.1%를 기록했다. 이는 작년 말의 245.4%보다 24.7%포인트나 급상승한 것이다.
중국 GDP가 올해 100조 위안을 넘어설 것을 감안하면 올 들어 9개월 만에 중국 국가 전체의 빚도 24조 위안(약 4,000조원) 이상 늘어난 셈이다.
분기별로 보면 코로나19의 타격이 가장 컸던 1분기에 13.9%포인트 증가한 데 이어 2분기에 7.1%포인트, 3분기에 3.7%포인트가 각각 늘었다. 각각 중국정부가 경기회복을 위해 통화정책을 완화하고 인프라 투자를 확대하면서 부채도 덩달아 늘고 있는 것이다. 최근 들어 상승폭이 줄어들고는 있는 것이 다행이긴 하다.
이와 관련, 중국 관방의 발표는 국제기구의 집계보다도 훨씬 낮아 신뢰도에 문제를 제기하고 있다. 국제금융협회(IIF)에 따르면 지난해 말 중국의 GDP 대비 총부채 비율은 300%였고 올해 1분기 말 기준 317%로 늘어났다.
이러한 상황에서 중국 정부도 발등에 불이 떨어졌다. 중국 중앙은행인 인민은행은 전날 밤 발표한 3분기 통화정책 집행 보고서에서 “코로나19에 대처하기 위한 경기조절 정책의 강도가 다소 강해 총부채 비율이 단계적으로 상승, 코로나19 충격이 초래한 금융 위험이 지연돼 나타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인민은행은 “시스템적 금융위기가 발생하지 않도록 최저선을 확고하게 지켜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다만 중국 금융당국의 이러한 ‘체중 줄이기’는 기업 도산이라는 새로운 문제를 야기하고 있어 진퇴양난이다. 당국이 통화정책의 초점을 성급하게 긴축 쪽으로 옮길 경우 많은 한계기업이 어려움에 봉착할 수 있다는 것이다.
최근 독일 BMW의 중국 사업 합작 파트너 화천그룹이 파산 절차에 들어가고 주력 반도체 기업인 칭화유니가 디폴트(채무불이행)을 선언하면서 그동안 부양책 탓에 지연된 기업들의 위기가 본격화 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확산되고 있는 상황이다.
/베이징=최수문특파원 chsm@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