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을 방문 중인 왕이 중국 국무위원 겸 외교부장이 지난해 12월 방한 때에 이어 26일 한중 외교장관 회담에서도 또 지각을 해 구설수에 올랐다. 왕 부장은 지난 2017년 문재인 대통령의 국빈 방중 때도 문 대통령의 어깨를 두드려 외교 결례 논란을 불러일으킨 인사다.
지난 25일 밤 한국에 도착한 왕 부장은 26일 오전 10시20분이 넘어서야 서울 외교부 청사에 도착했다. 당초 강경화 외교부 장관과 그는 이날 오전 10시부터 회담을 진행할 예정이었으나 강 장관은 그의 지각으로 25분가량을 마냥 기다리게 됐다.
예정 회담 시간인 10시를 넘겨 10시5분에서야 숙소인 서울 장충동 신라호텔에서 출발한 왕 부장은 이날 외교부 청사에 뒤늦게 모습을 드러내면서 “왜 늦었느냐”는 취재진 질문에 “교통 때문에(traffic)”라고 짧게 답했다. 그의 이미 늦은 출발 시간을 감안하면 교통 체증 발언은 사실상 핑계라는 지적이 나왔다.
외교부에 따르면 왕 부장은 오전 9시40분 이미 외교부 측에 “좀 늦는다”는 양해를 구했다. 외교부는 이에 그가 ‘전날 늦게 도착해서’ 늦는 것으로 이해했다.
왕 부장의 지각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지난해 12월 방한 때도 신라호텔 영빈관에서 열린 한중 우호 오찬 리셉션에 예정 시각보다 40분가량 늦게 도착했다. 이 때문에 그를 기다리던 장관·국회의원·기업인·법조인 등 국내 주요 인사 수십 명이 선 채로 왕 부장을 기다려야 했다. 일부 인사는 발길을 돌리기도 했다. 중국 정부는 이때 왕 부장이 반기문 전 유엔사무총장을 면담하는 자리가 길어졌다는 것을 지각 이유로 설명했다. 왕 부장은 2017년 문 대통령이 중국을 국빈 방문했을 때 문 대통령의 어깨를 두드리는 결례를 범하기도 했다.
왕 부장은 이날 강 장관과 회담, 오찬을 나눈 뒤 오후 4시께 문 대통령을 예방했다. 이후 이해찬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저녁을 함께 했다. 27일에는 문정인 대통령 통일외교안보특별보좌관, 국회 외교통일위원회 소속 민주당 윤건영·이재정 의원, 민주연구원장인 홍익표 의원 등과 조찬을 나누고 박병석 국회의장, 송영길 외교통일위원장 등을 만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