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미애 법무부 장관이 서울고등검찰청 기자실을 찾아 윤석열 검찰총장에 대한 징계 청구와 직무 배제 명령을 발표한 것과 관련, 평검사들에 이어 간부들까지 집단행동에 나서는 등 파장이 확산하는 가운데 ‘모래시계 검사’ 홍준표 무소속 의원이 27일 후배 검사들의 항의 행렬에 힘을 실었다.
홍 의원은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에 글을 올려 “검사의 기개가 뭔지는 이 무도한 정권에 보여줘야 하지 않겠나”라며 목소리를 높였다. 검사 출신인 홍 의원은 사법연수원 14기로 추 장관과 연수원 동기다.
그는 검찰에 대해 “국정농단이라는 허울 좋은 정치 수사에 그렇게 큰 공을 세워 문재인 정권 출범에 일등 공신이었지만 토사구팽 됐다”며 “고위공직자비리수사처(공수처) 설치로 2류 수사기관으로 전락하고, 수사의 주재자가 수사 대상자로 몰락했으니 화가 날 만도 하다”고 적었다.
그러면서 “거기다가 당신들의 상징인 검찰총장마저 저렇게 당하고 있는데 가만히 있다면 당신들은 검사도 아니다”라면서 “눈치 빠른 놈은 아마도 사표 내고 공수처로 갈 것이고 나머지는 미적거리다가 다시 주저앉을 수도 있겠지만 검사의 기개가 뭔지는 이 무도한 정권에 보여줘야 하지 않겠느냐”라고 강조했다.
홍 의원의 이 같은 발언은 추 장관이 헌정 사상 유례없는 검찰총장 직무배제와 징계를 청구한 상황에서 일선 검사들이 들고 일어나야 한다는 독려의 의미로 읽힌다. 현재 과거 검사들의 집단행동 또는 항명 파동과는 비교할 수 없는 규모의 검란(檢亂)이 전국적 규모로 확산하는 상황이다.
추 장관이 윤 총장에 대해 징계를 청구하고 직무집행 정지를 명령한 지 이틀째인 26일에는 일선 고검장들과 대검 중간간부들이 추 장관에 ‘재고’를 요청하며 항의 행렬에 동참했다.
전날 대검 연구관들과 부산 동부지청 평검사들이 추 장관의 조치에 반발한 데 이어 간부들까지 집단 행동에 나서는 등 파장이 더욱 확산하는 모양새다.
여기에 일선 지검장들도 전국 검사장 회의 소집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지면서 추 장관의 이번 조치가 위법·부당하다는 검찰 내부의 반발은 더욱 거세질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