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신용평가사 무디스와 한국신용평가가 국내 일반 기업 뿐 아니라 은행들의 내년 신용등급 전망도 부정적일 것이라고 밝혔다. 경기 둔화와 저금리 기조가 이어지면서 수익성이 악화 될 것이란 분석에서다. 앞서 두 기관은 자동차 부품사, 항공사 등 국내 기업들의 신용등급도 하향 추세가 이어질 것이라고 발표한 바 있다.
무디스·한신평은 27일 온라인 미디어브리핑을 열고 은행권 금융기관들의 신용등급이 부정적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옥태종 무디스 연구원은 이날 행사에서 “한국은 명목 국내총생산(GDP) 대비 민간 대출 레버리지 비율이 아시아 지역에서 높은 편”이라며 “글로벌 경기가 예상보다 둔화하고 정책적 지원이 줄어들 경우 내년부터 (은행들의) 자산 건전성이 악화 될 수 있다”고 말했다. 또한 저금리 기조도 은행권의 신용등급에 부정적이라고 설명했다. 국내 은행들의 이자 이익이 전체 수익에서 차지하는 비율이 비교적 높기 때문에 저금리 기조 장기화가 수익성 악화로 이어질 수 있다는 지적이다.
은행권의 신용등급 관련 부정적 환경은 국내 뿐 아니라 전 세계 은행권에서 공통적으로 나타나고 있는 현상이라고도 전했다. 현재 무디스가 등급을 부여하는 글로벌 은행의 26%에 부정적 전망이 부여됐는데 이는 지난해 대비 2배 넘게 증가한 규모라는 설명이다.
한편 무디스와 한신평은 은행권에 앞서 자동차부품과 철강 업종, 항공과 호텔 업종 등의 국내 기업에 대한 신용등급 하향 추세가 내년에도 이어질 것이란 전망을 내놓은 바 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재확산되면서 수출 규모가 큰 국내 기업들이 타격을 받을 것이란 분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