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그룹에서 인적 분할을 통해 분리되는 LG신설지주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다. 과거 GS(078930)그룹이 LG에서 분리될 때를 생각하면 향후 절차가 어렴풋이 보인다.
LG 잔존 회사와 분리회사의 분할 비율은 0.9115879 대 0.0884121이다. 신설지주는 LG상사(손자회사 판토스 포함), 실리콘웍스, LG하우시스, LG MMA 등을 갖게 된다. 내년 5월 말 분할 절차가 완료되면 기존 LG 주식 100주를 가진 주주는 회사 분할 후 LG 91주, 신설 지주회사 44주가량(액면 분할 감안)을 각각 교부받게 된다.
서로 독립 운영하는 2개의 지주회사 체제는 동업자 집안인 허 씨 일가가 떨어져 나와 GS그룹을 출범한 시기에도 찾아볼 수 있는 독특한 형태다. 재계에서는 이 방법을 두고 주식시장에 미치는 영향을 최소화하면서도 현행 자본시장법 등에 위반되지 않는 거의 유일한 상장사의 계열 분리 방식으로 해석하고 있다.
지난 2005년 4월 출범한 GS그룹은 2004년 7월 LG그룹의 지주회사 ㈜LG가 인적 분할돼 신설됐으며 설립 6개월 후인 2005년 1월 LG그룹에서 분리됐다. 당시 LG그룹은 LG유통(GS리테일(007070))·LG홈쇼핑(GS홈쇼핑(028150))·LG칼텍스정유(GS칼텍스) 등 세 개 회사를 GS홀딩스(㈜GS)에 편입하기 위해 이사회 결의와 분할 승인 주주총회를 거쳐 하나의 지주회사를 더 만들었다. 인적 분할을 선택한 것도 지금과 동일하다. 다만 그때의 분할 비율은 ㈜LG가 65%, ㈜GS홀딩스가 35%로 지금과는 다소 차이가 있다.
LG신설지주를 중심으로 한 새로운 그룹의 정식 출범은 내년 말께로 전망된다. GS그룹이 지주회사 형태를 갖춘 후 반년 만에 LG그룹에서 떨어져 나온 만큼 구본준 고문을 중심으로 한 새 그룹도 5월께 만들어지고 6개월 남짓 흐른 연말께 완전한 독립을 할 것으로 전망된다. 다만 두 개의 지주사 사이의 지분 정리는 시일이 다소 걸릴 수 있다. 과거 기록을 살펴보면 존속-신설 지주사는 몇 차례 자전거래를 통해 서로 대량의 주식을 교환했다. 자전거래는 거래를 중개하는 증권회사가 같은 주식을 동일한 가격으로 동일 수량의 매도·매수 주문을 내 매매 거래를 체결시킨다. 이 방식은 장내 거래량이 급격하게 변동하며 주가에 영향을 끼칠 수 있어 증권거래소에 신고하도록 돼 있다. 재계 관계자는 “국내에서 가장 먼저 지주사 도입을 이뤄낸 LG그룹은 과거 경험했던 계열 분리 과정을 고려해 주식시장 등에 가장 영향을 적게 미치는 방식을 선택한 것으로 추정된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