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국내증시

"이 참에 차익 실현"...증시 뛰자 매물 쏟아내는 연기금

6월부터 유가증권시장서 6.3조

이달 들어서도 1조 넘게 팔아치워

"목표비중 맞추려 기계적 매도" 평가




최근 코스피지수가 2,600선을 돌파하는 등 사상 최고치 랠리를 이어가자 연기금이 이달에만 1조 원 넘게 순매도하는 등 차익 실현 매물을 쏟아내고 있다. 전문가들은 증시가 가파르게 올라 자체 목표 비중을 맞추기 위해 당분간 ‘기계적인 매도’를 지속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27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국민연금 등 연기금 투자자들은 지난 6월부터 유가증권시장에서만 6조 3,477억 원을 파는 등 ‘순매도 행진’을 이어오고 있다. 연기금은 ‘코로나 쇼크’로 주가가 급락했던 3월 유가증권시장에서 3조 원어치를 순매수하는 등 연초부터 5개월 내내 ‘사자’에 집중했지만 6월부터 매도로 방향을 틀었다. 6월 7,436억 원을 순매도한 것을 시작으로 △7월 1조 1,193억 원 △8월 1조 5,408억 원 △9월 1조 3,148억 원 등으로 쉴 새 없이 매도에 나선 것이다. 10월에는 5,343억 원을 순매도해 매도세가 다소 주춤한가 했지만 이달 들어 다시 1조 원 이상을 팔아 치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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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들은 최근 코스피가 가파르게 상승하고 있는 것이 연기금 순매도에 영향을 주는 것으로 보고 있다. 연기금은 국내 증시의 ‘큰 손’ 국민연금을 포함해 공무원연금·사학연금·교직원공제회·군인공제회·우정사업본부 등을 포함한다. 이들 기관은 안정적인 자금 운용을 위해 미리 세워둔 기금운용계획에 따라 자산 비중을 맞추는 방향으로 움직인다. 예컨대 국내 주식의 경우 계획했던 목표치를 밑돌 경우 순매수, 웃돌 경우 순매도 경향이 강해지는 것이다. 실제로 국민연금은 올해 목표치로 국내 주식 비중 17.3%를 제시했지만 국민연금의 8월 말 기준 국내 주식 보유액은 144조 1,000억 원으로 전체 자산 785조 4,000억 원의 18.2%를 차지한다. 8월 말 기준으로 목표치를 맞추려면 8조 원 이상 매도해야 한다는 계산이 나온다. 실제로 국민연금의 경우 6월 말 국내 주식 비중이 17.5%로 목표치를 0.2%포인트 초과하자 이후 두 달간 매도세가 거셌다. 하지만 이 기간 코스피지수가 11.11% 오르자 순매도에도 불구하고 오히려 국내 주식 비중은 늘어난 모양새가 됐다. 국민연금은 올해 들어 3·4분기까지 국내 주식에서 8.47% 수익을 올렸다.

전문가들은 11월 들어 코스피가 역대 최고가를 연이어 경신하는 상황인 만큼 투자 목표 비중을 맞추기 위한 연기금의 매도세가 더욱 거세지리라 내다보고 있다. 통상 기관이 연말에는 자금 집행을 보수적으로 한다는 점을 볼 때 매수세로 상황이 반전될 가능성은 높지 않다는 관측이다. 증권업계 한 관계자는 “연기금의 경우 목표 비중을 볼 때 주식 추가 매수 여력은 없을 것으로 추정되며 오히려 순매도로 비중을 줄일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김경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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