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일반

[단독]‘판사문건’ 수사 밀어붙인 추미애…4대 위법 의혹 지점은

추미애 법무부 장관(왼쪽)과 윤석열 검찰총장. /연합뉴스


대검찰청 수사정보정책관실이 작성한 ‘주요 사건 재판부 분석’ 문건이 추미애 법무부 장관과 윤석열 검찰총장의 운명을 가를 핵심 요소로 떠오른 가운데 이 문건에 대한 법무부 감찰과 수사 의뢰 과정에서 위법 소지가 있었다는 지적이 나온다. 법 위반 의혹이 제기되는 네 가지 지점을 정리해봤다.

1) 판사 문건 존재, 심재철 검찰국장이 알렸나
첫 번째는 대검서 만든 ‘주요 사건 재판부 분석’ 문건의 존재를 심재철 법무부 검찰국장이 법무부 측에 알렸는지다. 앞서 추 장관이 공개적으로 지시한 ‘합동 감찰’은 라임·옵티머스 사건 처리 관련 의혹으로 판사 문건과 관련된 내용이 없었다. 판사 문건은 추 장관이 윤 총장에 대한 징계 청구를 발표하면서 전격 공개됐다.

그러자 법조계에서는 ‘판사 문건에 문제 소지가 있었다면 추 장관 측 검사로 분류되는 심 국장이 수장이던 대검 반부패강력부에 보냈겠느냐’ 하는 의문이 제기되었다. 판사 문건은 대검 수사정보정책관실에서 작성해 반부패강력부와 공공수사부에 제공됐다.

이에 심 국장은 지난 25일 법무부 대변인실을 통해 낸 입장문에서 “문건을 보고 받는 순간 크게 화를 내었다”며 “일선 공판 검사에게도 배포하라는 총장의 지시도 있었다는 전달을 받고 일선 공판검사에 사찰문건을 배포하지 못하도록 조치했다”고 밝혔다.

이러한 경위를 돌이켜 볼 때 판사 문건에 문제 의식을 느낀 심 국장이 최근 윤 총장에 대한 감찰이 진행되는 과정에서 법무부 감찰담당관실에 존재를 알린 것 아니냐는 의혹이 나온다. 이 경우 심 국장은 공무상비밀누설을 한 것이란 분석이다. 본지는 심 국장에게 관련 의혹에 대해 물었으나 답하지 않았다.

2) 수사 참고자료, 언제 어떻게 넘어갔나
두 번째는 법무부가 대검 감찰부에 판사 문건 관련 수사 참고자료를 넘긴 시점과 방식이다. 대검 감찰부는 추 장관이 윤 총장에 대한 징계 청구를 발표한 지난 24일 당일 해당 문건과 관련해 압수수색 영장을 청구했다. 이는 당일 오후 8시께 일부는 인용되고 일부는 기각됐다고 서울지법 측은 밝혔다.

만약 추 장관 발표 직후 대검 감찰부가 수사 참고자료를 넘겨받았다면 2시간 만에 압수수색 영장청구서를 작성·접수·심사까지 마친 셈이다. 이는 물리적으로 불가능하다는 게 중론이다.

대검 감찰부가 추 장관의 브리핑 내용에 대해 일종의 내통을 하면서 압수수색을 준비한 것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된 것은 이 때문이다. 그러자 대검 감찰부는 지난 28일 입장문을 내 “법무부장관의 브리핑과 그 내용을 미리 알고 사전에 교감하면서 수사를 진행하는 것은 아니다”라고 밝힌 바 있다.


본지 취재 결과 대검 감찰부는 추 장관이 브리핑하기 이전에 법무부로부터 수사 참고자료를 넘겨받은 것으로 확인됐다. 대검 감찰부에 따르면 판사 문건 관련 수사 참고자료를 넘겨받고 꽤 시간을 들여 압수수색 영장청구서를 준비했다고 한다. 해당 자료는 자료 이첩 형태로 넘어왔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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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검 감찰부 관계자는 “법무무가 진상 확인 지시는 검찰총장에게 하지만 수사자료나 감찰자료는 (총장을 거치지 않고) 감찰과에 이첩 식으로 보내기도 한다”고 밝혔다. 즉 법무부로부터 미리 수사자료를 넘겨받고 자신들의 스케쥴에 따라 압수수색 영장을 청구·발부받은 것이지, 추 장관의 브리핑 시간을 알고 이에 맞춰 진행한 것은 아니라는 취지다.

3) "죄 안된다" 담당 검사 결론, 삭제됐나
세 번째는 이정화 법무부 감찰담당관실 파견 검사의 판사 문건에 대한 법리검토 내용이 삭제됐는지다. 이 검사는 29일 검찰 내부망인 ‘이프로스’에 올린 글에서 “제가 작성한 보고서 중 수사의뢰 내용과 양립할 수 없는 부분은 아무런 합리적 설명도 없이 삭제되었다”고 밝혔다. 앞서 이 검사는 판사 문건에 대해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죄가 성립 되기 어렵다는 결론을 내리고 기록에 편철했다고 한다. 그런데 수사의뢰를 전후해 일부가 삭제되었다고 주장한 것이다. 법무부의 수사의뢰는 윤 총장에 대해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 혐의를 수사해달란 내용으로 이 검사의 결론과는 배치된다.

이에 법무부 감찰담당관실은 곧바로 입장문을 내어 “보고서의 일부가 누군가에 의해 삭제된 사실이 없다”며 “파견 검사가 사찰 문건에 관하여 최종적으로 작성한 법리검토 보고서는 감찰기록에 그대로 편철되어 있다”고 반박했다.

법무부 해명대로 이 검사의 보고서가 감찰기록에 그대로 있다 하더라도 앞서 대검 감찰부에 보내진 수사 참고자료나 수사의뢰서에서는 이 검사의 법리검토 내용이 누락, 수정, 삭제가 있었을 가능성도 제기된다. 이 경우 공문서위조라는 문제가 불거질 수 있다는 지적이다. 본지는 박은정 법무부 감찰담당관에게 이같이 누락, 수정, 삭제된 사항이 있는지 질의했으나 답을 받지 못했다.

4) 윤석열 추가 감찰 지시, 권한대행 '패싱'했나
네 번째는 추 장관이 대검 감찰부에 윤 총장의 추가 비위에 대한 감찰을 지시할 때 당시 검찰총장 권한대행을 거쳤는지다. 법무부는 지난 25일 오후2시50분께 기자단에 보낸 문자메시지에서 대검 수사정보정책관실에 대한 압수수색 집행 사실을 알리면서 “추 장관은 대검찰청 감찰부로 하여금 현재 수사 중인 혐의 이외에도 검찰총장의 수사정책정보관실(수사정보정책관실의 오기)을 통한 추가적인 판사 불법사찰 여부 및 그밖에 검찰총장의 사적 목적의 업무나 위법·부당한 업무 수행 등 비위 여부에 대해 감찰할 것을 지시하였다”고 밝힌 바 있다.

그런데 당시 조남관 검찰총장 권한대행과 면담하고 있던 ‘국민의 힘’ 의원들은 “총장 권한대행은 현장에서 법무부 입장 발표를 보고 아는 수준이었다”라고 증언했다. 이에 법무부 장관이 추가 감찰 지시 때 총장 권한대행을 ‘패싱’함으로써 구체적인 사건 지휘는 검찰총장에게만 하도록 한 검찰청법을 위반했다는 지적이 나왔다.

이는 법무부가 통상 대검 감찰부에 직접 지시하고 보고받아온 것 아니냐는 의혹으로 확대됐다. 대검 감찰부는 지난 25일 진행한 대검 수사정보정책관실 압수수색의 경우 법무부에 직보했다는 점은 인정했다. 대검 감찰부는 지난 28일 내놓은 입장문에서 “검찰보고사무규칙에 따라 법무부 장관(검찰과장, 감찰 담당관)을 수신자로 하여 인지사실, 대상자, 범죄사실 등 간단한 내용으로 사건발생보고를 했다”고 밝혔다. 이는 특별한 사유가 있는 때에는 법무부장관에게 보고한 후 상급검찰청의 장에게 보고할 수 있도록 한 제2조를 적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본지 취재 결과 윤 총장에 대한 추가 감찰 지시는 실제로 총장 권한대행을 거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해당 지시가 검찰청법 위반인지 여부에 대해선 대검 측에 질의했으나 아직 답이 오지 않았다.


조권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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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부 조권형 기자 buzz@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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