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

대한항공·아시아나 '운명의 날'

■KCGI 가처분訴 1일 판결 전망

기각되면 항공 빅딜 급물살...한진 경영권 분쟁도 일단락

인용되면 양사 생존 불투명...산은도 질책 피하기 어려워

인천국제공항 주기장에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 여객기가 늘어서 있다. KCGI 측이 법원에 제출한 신주 발행 금지 가처분 결과에 따라 대한항공의 운명이 갈린다. /연합뉴스


한진그룹 경영권을 놓고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과 분쟁을 벌이고 있는 3자 주주 연합이 산업은행과 한진그룹을 상대로 제기한 제3자 유상증자 중지 가처분 신청에 대한 결정이 임박했다. 가처분 신청이 기각되면 한진그룹에 속한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020560)의 통합 작업이 급물살을 타며 ‘원톱’ 항공사 체제가 본격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3년째 계속되고 있는 한진그룹 경영권 분쟁이 일단락된다. 반면 가처분 신청이 인용되면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 인수는 무산된다. 이로써 두 항공사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팬데믹(세계적 대유행)이라는 사상 초유의 사태 속에서 정부의 지원과 뼈를 깎는 자구 노력을 이행하며 각자도생의 길을 갈 것으로 전망된다. 또 한진그룹은 경영권 분쟁이라는 격랑 속으로 휘말려 들어갈 것으로 보인다.

30일 업계에 따르면 서울중앙지방법원 민사합의50부는 한진그룹과 3자 연합으로부터 추가 자료를 받아 검토하고 있으며 인용 여부는 12월 1일 나올 것으로 예상된다.



◇가처분 신청 기각 시 ‘메가 항공사’ 탄생=한진칼(180640)은 12월 2일 산업은행의 유상증자 대금 납입으로 자금을 마련한 뒤 대한항공의 유상증자를 진행해 아시아나 인수를 본격화한다.

국내 1·2위 항공사인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이 통합되면 세계 7위권 항공사가 된다. 3사 통합 저비용 항공사(LCC) 역시 아시아 2위로 급부상한다. 세 회사의 항공기 보유 대수는 총 60대로 현재 LCC 업계 1위인 제주항공(089590)(44대)을 훌쩍 뛰어넘는다.


양사의 통합 작업이 마무리되면 중복 노선과 인력 조정이 이뤄질 것으로 전망된다. 현재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 간 중복 노선은 양사 전체의 42% 수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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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진칼의 경영권 분쟁도 사실상 종결될 것으로 예상된다. 3자 연합은 지난 3월 주주총회에서 조 회장에게 참패한 뒤 꾸준히 지분을 확보하며 내년 3월 정기 주총에서 재기를 노린다. 현재 조 회장의 우호 지분은 41.4%, 주주 연합은 46.71%이지만 산은 지분 10%가 더해질 경우 조 회장의 우호 지분은 절반에 육박하고 3자 연합의 지분율은 떨어진다.

◇가처분 인용 시 통합 무산…산은 책임론도=법원이 주주 연합의 손을 들어 가처분 신청을 인용하면 대한항공의 아시아나항공 인수는 무산돼 생존을 걱정해야 하는 처지에 놓인다. 대한항공은 내년까지 2조 원 정도의 유동성이 필요하다. 아시아나항공도 내년에 적게는 5,000억 원, 많게는 1조 7,000억 원의 자금이 필요하다. 연말까지 자금 확충을 하지 못하면 신용등급이 하향 조정되고, 이에 따라 조기 트리거가 발생해 채무불이행 사태까지 벌어질 가능성이 크다. 이에 따라 아시아나항공은 올해 말 무상감자에 이어 산업은행의 출자 전환 등 사실상 국유화의 길로 들어설 가능성이 높다.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은 일단 주요 자산 매각 등 허리띠 졸라매기로 생존을 도모해야 한다.

한진그룹 경영권 분쟁 재점화도 정해진 수순이다. KCGI는 현재 한진칼에 임시 주주총회 개최를 요구했다. 안건은 이사 수 확대와 정관 변경의 건. 이사회가 임시 주총을 거부해 시간을 끌더라도 내년 3월 예정된 정기 주총은 피해갈 수 없다. 정관 변경과 기존 이사 해임은 주총 특별결의 사항이어서 통과가 어렵지만 보통결의 사항인 이사 수 확대는 과반에 가까운 지분을 확보한 주주 연합의 요구가 관철될 가능성이 있다.

산은은 책임론을 피해갈 수 없을 것으로 예상된다. 이동걸 산은 회장은 “이번 합병에 ‘직’을 걸었다”며 한진그룹에 파격적인 지원을 제안했다. 이 과정에서 특혜 의혹까지 제기되는 등 잡음이 끊이지 않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대형 항공사의 합병이 무산된 데 이어 양사의 생존마저 불투명해짐에 따라 산은은 책임을 피할 수 없을 것으로 전망된다. /박시진·김능현기자 see1205@sedaily.com

박시진 기자
see1205@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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