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생산이 전월과 비교해 제자리걸음을 하고 소비와 투자가 줄어드는 등 지난 10월 실물 경기가 주춤했다. 사회적 거리 두기 강도가 낮아져 서비스업 생산이 늘었지만 반도체 생산 감소로 제조업이 뒷걸음치며 전 산업 생산이 보합세를 기록했다.
30일 통계청이 발표한 ‘10월 산업활동동향’에 따르면 10월 전 산업 생산은 전월 대비 보합세를 유지했다. 전 산업 생산은 지난 9월 2.2%로 반등했으나 10월 0.0%로 회복세를 이어가지 못했다.
광공업 생산이 뒷걸음친 영향이 컸다. 광공업 생산은 반도체 생산이 전월 대비 9.5% 하락하며 -1.2%를 기록했다. 미국 제재에 대응해 ‘반도체 선 구매’에 나섰던 화웨이가 10월 구입량을 줄인 효과가 반도체 생산 감소로 이어졌다. 서비스업 생산은 사회적 거리 두기 완화 효과로 숙박·음식점(13.3%), 예술·스포츠·여가(13.1%) 등의 주요 부문이 상승하며 1.2% 증가해 전 산업 생산 하락을 방어했다.
소비 동향을 보여주는 소매 판매액(-0.9%)은 7월(-6.0%) 이후 석 달 만에 마이너스를 기록했다. 9월 추석 연휴 효과로 소비 지표상 기저 효과가 작용해 음식료품 등 비내구재 생산이 -5.7%를 기록한 영향이 컸다. 7조 8,000억 원 규모의 2차 재난지원금 효과가 추석 기저 효과를 넘어서지 못했다는 분석도 나온다.
설비 투자는 9월(7.6%) 증가세를 기록했지만 3.3%로 다시금 줄었다. 현재 경기를 나타내는 동행 지수 순환변동치는 전월 대비 0.5포인트, 향후 경기를 예측하는 선행 지수 순환변동치는 0.4포인트 각각 상승했다. 동행 지수와 선행 지수 순환변동치의 동반 상승은 5개월째 이어지며 1998년 9월부터 12개월 연속 동반 상승 이후 21년여 만에 가장 긴 동반상승 흐름을 이어가고 있다.
정부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향후 경제 흐름에 대해 우려하고 있다. 안형준 통계청 경제동향통계심의관은 “코로나19로 선행 순환변동치 예측에 일정 수준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다”고 밝혔다. 김영훈 기획재정부 경제분석과장 또한 “10월 산업 활동은 기저, 명절 이동 영향 등으로 일부 지표가 감소하였으나 서비스업 생산이 4개월 만에 가장 큰 폭으로 상승했다”며 “다만 최근 코로나19 확산세가 다시 심화되고 사회적 거리 두기 단계도 격상되면서 향후 지표 흐름의 불확실성이 확대되는 모습”이라고 밝혔다.
/세종=양철민기자 chopin@sedaily.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