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생활

KB 윤종규 회장, 내부회의서 “쫄지마”라고 한다는데...왜?

빅테크·핀테크 공습심화하자

"스스로 비관말고 강점 살리자" 취지

KB, 최근 기업대출에 머신러닝 탑재 추진 등 공격행보

윤종규 KB금융그룹 회장의 모습. /사진제공=KB금융그룹윤종규 KB금융그룹 회장의 모습. /사진제공=KB금융그룹



윤종규(사진) KB금융그룹 회장이 임직원들에게 종종 “쫄지마”라고 언급해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린다.

1일 KB금융의 한 고위 관계자는 “윤 회장이 디지털 관련 사안을 내부 회의에서 말할 때 ‘쫄지 말자’고 직설적으로 이야기를 한다”고 전했다. 그는 “빅테크(네이버·카카오), 핀테크(토스·뱅크샐러드 등)의 공습으로 전통 은행 산업이 흔들릴 것이라는 예상이 많지만 금융사가 오랜 기간 쌓아온 금융 노하우를 스스로 과소평가하지 말고 잘할 수 있는 분야를 특화시키는 등 노력을 게을리하지 말자는 취지”라고 설명했다.


실제 최근 네이버·카카오 등이 오프라인 결제 서비스를 시작하고 토스를 통한 간편 송금이 보편화되면서 시장에서는 앞으로 전통 금융사가 금융 상품을 만들기만 하는 ‘하청 업체’가 될 것이라는 예상까지 나오고 있다. 이 같은 우려가 확산하고 올해 초에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까지 겹쳐 금융주 주가가 급락하기도 했다. 윤 회장의 주문은 이러한 외부의 시선에 갇혀 상황을 비관적으로만 볼 것이 아니라 자신감을 갖고 금융사가 가진 강점을 살려 나가자는 뜻으로 풀이된다.



실제 KB금융은 디지털 분야에서 공격적인 행보를 보이고 있다. 카카오뱅크 등 인터넷 은행이 가계 대출 부문에서 점유율을 확대하고 있지만 아직 기업금융, 자산 관리 등에서는 전통 은행을 따라잡기 힘들다고 보고 이 부분을 특화하고 있다. 기업 대출은 신용 대출과 달리 여전히 관련 서류를 금융사에 제출하는 등 번거로움이 따랐는데 모든 과정을 비대면으로 할 수 있는 스마트 기업 대출 서비스를 최근 시작했다. 현재의 ‘기업 대출 자동 심사 시스템(Bics)’이 스스로 진화할 수 있게 ‘머신러닝’을 탑재하는 방안도 추진하고 있다. KB부동산 애플리케이션 ‘리브온’도 전면 개편해 이달 중 새로운 버전을 선보일 예정이다.

가계 대출 분야에서도 고객을 잃지 않기 위해 다양한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 점포 운영비, 인건비 등을 고려할 때 카카오뱅크만큼 낮은 대출금리를 고객에게 제시할 수 없으므로 ‘박리다매’로 최대한 금리를 낮춰 적어도 다른 전통 은행에 밀리지 않겠다는 생각이다. 대출 관련 은행 내부 행정 처리 과정도 최대한 단축해 고객이 오래 기다리지 않게 하는 방안을 고민하고 있다.

이태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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