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 인지 감수성’ 논란을 빚은 이정옥 여성가족부 장관이 국회에서 발언이 제한되는 초유의 굴욕을 당했다. 성범죄자의 거주지를 자세히 공개하도록 한 일명 ‘조두순 방지법’이 의결된 국회 여성가족위원회 전체 회의에서다.
여가위 국민의힘 간사인 김정재 의원은 2일 전체 회의에 앞서 “장관이 입을 뗄 때마다 국민이 실망하고 피해자가 상처를 받는 점을 고려해 여야 합의로 장관 발언을 제한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최근 이 장관은 박원순·오거돈 전 시장의 성추행 의혹으로 실시하게 된 서울·부산시장 보궐선거와 관련해 “국민 전체가 성 인지성에 대한 집단학습을 할 수 있는 기회가 역으로 된다”고 밝혀 성 인지 감수성이 떨어진다는 비판을 받았다. 이에 따라 이 장관은 이날 회의에서 발언권을 얻지 못했다. 통상 진행되는 장관의 인사말 기회도 갖지 못했다.
한편 성폭행범 조두순의 만기 출소를 앞두고 추진된 ‘아동·청소년 성보호법 개정안’은 성범죄자의 거주지 공개 범위를 기존 읍·면·동에서 도로명 및 건물 번호로 확대하고 접근 금지 범위에 유치원을 추가하는 내용을 담았다. 개정안이 국회 본회의를 통과하면 성범죄자 거주지가 보다 세밀하게 나타나 피해자를 비롯한 일반 시민들의 알 권리가 보장될 것으로 전망된다. 이날 여가위는 ‘n번방’ 등 디지털 성범죄와 관련해 삭제 지원할 수 있는 불법 촬영물의 범위를 확대하는 ‘성폭력 방지 및 피해자 보호법 개정안’도 통과시켰다. 양육비 채무를 이행하지 않아 감치 명령을 받은 양육비 채무자에 대해 출국 금지를 요청하고 명단을 공개할 수 있도록 하는 ‘양육비 이행확보 지원법 개정안’도 처리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