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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경호 신임 기독교교회협의회 회장 "코로나19 속 교회 변화 위해 일할 것"

코로나 사태 속 온라인 예배 여부 매달린데 "부끄러운 일" 반성

약자·소수자 위한 역할도 강조… 생태적 문제 관심 필요성도

이경호 신임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NCCK) 회장이 4일 서울 종로구 연지동 기독교회관에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사진제공=NCCK이경호 신임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NCCK) 회장이 4일 서울 종로구 연지동 기독교회관에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사진제공=NCCK



신임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NCCK) 회장에 오른 이경호 대한성공회 의장주교는 “코로나19 대유행 속 교회의 변화를 위해 일하겠다”며 “이 시대 약자와 소수자를 지지하기 위해 노력하겠다”며 밝혔다.

이 회장은 이날 서울 종로구 연지동 기독교회관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이같이 말했다. 중도 진보 성향 기독교 기관 연합인 NCCK는 지난달 16일 총회를 열어서 이 회장주교를 신임 회장에 선임했으며, 이 회장은 선임 즉시 기자회견을 할 계획이었으나 일정이 길어지면서 이를 연기한 바 있다.


그는 “이태원의 코로나19 확산 사태에서 외국인·동성애 혐오를 봤고, 교회에서 발생한 감염 사례가 보도되면서 교회 자체가 혐오의 대상이 된 뼈아픈 경험도 했다”며 “바이러스보다 더 무서운 게 나와 타인을 향한 혐오와 차별”이라고 강조했다. 또한 “팬데믹 속에서 교회가 예배를 온라인으로 하느냐 오프라인으로 하느냐에 온 정신을 집중한 모습을 보인 건 매우 부끄러운 일”이라며 “고통 속의 이웃과 세상을 어떻게 사랑할지를 교회의 제1고민으로 하지 않았다는 사실은 교회가 절실히 회심을 필요로 함을 역설적으로 보였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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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회장은 “교회는 정당한 권리를 인정받지 못하는 노동자, 땀의 열매마저 누리지 못하는 농민, 여전히 사회적 소수인 여성과 어린이, 기본적 존엄과 생존권도 인정받지 못하는 이주민, 차별에 시달리는 장애인에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고도 말했다. 이어 “세상의 갈등을 극복하고 화해하는 일에 앞장서고자 노력할 것”이라며 “정치·경제·군사적 대립, 자연 파괴를 넘어 ‘서로 사랑’의 계명을 실천하는 일에 힘쓰겠다”고 덧붙였다. 아울러 “문명의 생태적 전환을 이루지 못한다면 우리 모두 미래 세대의 학살자로 심판대에 서게 될 것”이라며 교회가 환경 문제에도 적극 나서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회장은 “지난 60년대부터 90년대까지만 해도 한국 사회의 민주화, 인권, 정의, 평화 등 문제가 교회를 통해 힘을 모았다”며 “이후 교회가 보수화하며 사회적 역할 등을 못해 지탄과 외면을 받는 현실이 가슴 아프다”고 전했다. 그는 한국 사회에서 교회가 해 온 사회적 사명을 잘 함으로써 실추된 신뢰와 위상도 회복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박준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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