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뷔 20주년을 맞은 가수 보아(BoA)의 행보에 많은 이들이 열광하고 있다. 한 순간도 노력하지 않은 적 없다는 그의 20주년은 더욱 특별하게 느껴진다.
2000년, 만 13세의 나이로 데뷔한 보아는 20년간 누구도 걸어본적 없는 발자취를 남겨왔다. 최연소 여자 솔로 가수로 데뷔해 최연소로 가요대상(17세)을 수상했고, 당시 세계 음악 시장 2위로 통했던 일본 오리콘 차트에서도 한국인 최초로 1위에 올랐다. 또 미국 ‘빌보드 200’에서 한국 가수 최초로 차트인(127위) 하기도 했다. 최근 방탄소년단이 빌보드 1위를 하는 등 많은 K팝 가수들이 전 세계를 누비고 있지만, 앞서 보아가 그 황무지에 첫 발자국을 남겼다.
보아의 성공이 당연한 것은 아니었다. 보아를 배출해 낸 SM엔터테인먼트는 데뷔 전부터 해외 진출을 노리고 춤과 노래는 물론 영어, 일본어를 가르치고, 무려 30억 원을 투자했다. 물론 모든 가수가 계획대로 성공하지 않으며 노력이 뒤따라야 한다. 보아는 3년간 피나는 노력 끝에 데뷔했고, 수려한 춤과 노래 실력, 무대 장악력으로 꾸준히 자신을 증명해왔다. 나이가 믿기지 않을 정도로 뛰어난 그의 모습을 9시 뉴스에서 집중 조명했을 정도였다.
보아의 성공 이후로 수많은 ‘제2의 보아’라며 데뷔했지만, 아직까지도 ‘제2의 보아’는 나타나지 않았다. 노력하는 자를 이길 수 없다는 말처럼 보아는 지금도 더 나은 퍼포먼스를 위해 자신을 연구한다고 했다. 20주년 기념 앨범 ‘베터(BETTER)’ 발매 기념 기자간담회에서 그는 지금도 자신의 예전 영상을 보면서 “저렇게 열심히 하던 아이가 왜 이렇게 됐지?”라고 스스로를 채찍질하고, 후배 가수 그룹 샤이니 태민에게도 “춤 좀 알려줘”라고 할 정도로 후배들에게도 자극받는다고 털어놨다.
20년 동안 톱스타 자리를 지켜오는 것은 쉬울 일이 아니다. 보아는 끊임없이 음악적 노력을 해왔다. 누구와도 견줄 수 없는 기량과 새로운 퍼포먼스, 콘셉트로 도태되지 않았다. 본인 스스로를 “성실하고 열심히 하는 가수”라고 자평한 것은 자만이 아닌 노력에 대한 자신감이었다.
보아의 20주년 앨범은 고민과 연구 끝에 나온 흔적이 역력하다. 앨범명과 동명의 타이틀곡 ‘베터(BETTER)’는 가장 보아다운 노래다. 최근 발표한 곡들과 달리 2000년대 보아의 느낌이 물씬 풍긴다. 보아의 이미지에 가장 크게 자리 잡고 있는 걸크러시 콘셉트로, 2005년 온 국민을 열광케 한 ‘걸스 온 탑(Girls On Top)’의 분위기도 느껴진다. 물론 예전의 것을 답습하기보다 몇 배 업그레이드된 모습이다. 완벽한 퍼포먼스를 위해 체중을 감량하고, 띠동갑 차이의 댄서들과 합을 맞추기 위해 철저히 몸 관리를 했다.
대중은 그간의 영광을 말하기보다 앞으로의 미래를 준비하고 있는 보아에게 감탄하고 있다. 보아는 20주년이라는 수식어에 우쭐하기보다 30주년을 맞이할 수 있는 가수가 되려고 자신을 모습을 반성하고 있는 아티스트다. “저는 퍼포먼스를 하는 가수이기 때문에 몸 관리를 잘해서 꾸준히 좋은 퍼포먼스를 보여주는 게 임무“라는 그는 계속 성장하고 있다.
보아는 데뷔 20주년을 맞아 또 하나의 레전드 무대를 만들 계획이다. 20주년에 맞닥뜨린 코로나19 때문에 직접 팬들과 함께 무대를 펼칠 기회가 없지만, 오는 6일 개최되는 ‘2020 MAMA’에서 특별한 무대를 꾸민다. 자신의 레전드 무대 중 하나로 꼽은 2005년 ‘MKMF(MAMA의 전신) 걸스 온 탑’를 뛰어넘을 무대가 탄생할지 기대가 모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