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정책

조동만·최순영·주수도, 수 년째 수백 억원 체납

[고액·상습체납 6,965명 공개]

수백억 체납 상위 10위권에

온라인도박 운영자 4명 포함

J성형외과는 23억 포탈

국세청 전경 사진국세청 전경 사진



국세청이 6일 공개한 고액·상습 체납자 명단을 보면 ‘선박왕’ 권혁, 전직 야구 선수 임창용 등 신규로 명단에 오른 개인이 4,633명, 법인이 2,332개로 총 6,965명의 체납액은 4조 8,203억 원에 달한다. 지난해(6,838명·5조 4,073억 원)보다 공개 인원은 127명 늘었고 체납액은 5,870억 원 줄었다. 특히 최순영 전 대한생명 대표(전 신동아그룹 회장), 조동만 전 한솔 부회장, 주수도 전 제이유개발 대표는 수년째 수백억 원 이상의 세금을 내지 않고 체납액 상위 10권에 계속 이름을 올렸다.

이름이 공개된 개인 체납자의 주된 연령대와 거주지는 각각 40~50대, 서울·경기·인천 등 수도권으로 체납액은 2억~5억 원 구간이 가장 많았다. 법인 역시 경기·서울·인천 등 수도권 소재, 체납액 2억~5억 원 구간, 업종은 도소매업과 서비스가 주를 이뤘다.

신규 등록된 개인 최고액 체납자는 온라인 도박 사이트 ‘레옹’을 운영하는 이성록(부가세 등 1,176억 원) 씨, 법인은 하원제약(근로소득세 등 260억 원)이다. 이씨를 포함해 도박 업자 4명이 수백억 원씩을 체납해 10위권에 포함됐다.


또 최 전 회장은 지난 2004년부터 종합소득세 등 1,073억 원을, 조 전 부회장은 2013년부터 양도소득세 등 714억 원을, 다단계 사기 행각을 벌인 주 전 대표는 2011년부터 법인세 등 579억 원을 납부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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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세청은 조세 포탈범 35명도 공개했다. 이들은 장부를 소각·파기하거나 경제적 능력이 없는 사람 명의로 위장하는 등 사기나 그 밖의 부정한 행위로 조세를 포탈해 유죄판결이 확정된 자로서 포탈 세액이 2억 원 이상인 경우다. 대표적으로 중국인 ‘의료 관광객’이 많은 서울 강남의 J성형외과는 중국 브로커를 통해 환자를 모집하고 수술 대금은 중국 현지에서 신용카드 등으로 결제하게 한 후 ‘환치기’를 통해 챙겼다. 과세 당국의 조사로 드러난 포탈 세액은 23억 3,600만 원이다. S 전 원장은 법원에서 유죄가 확정돼 징역 1년 6개월형에 집행유예 3년과 벌금 12억 원에 처해졌다. 포탈 세액도 추징당했다.

재산이 없고 경제활동이 거의 없는 ‘무자력자’ 명의로 부동산을 거래한 것처럼 위장해 양도소득세를 포탈한 부동산 업자도 인적 사항이 공개됐다. 부동산 업자 우 모(48) 씨 등은 무자력자 명의로 임야를 사들여 다시 제3자에게 양도하는 거래 수법으로 양도세 9억 2,900만 원을 포탈했다. 실소유주이자 거래를 총괄한 우 씨는 법원에서 징역 3년과 벌금 7억 원을 선고받았을 뿐 아니라 자금 관리 담당자와 대여자까지도 모두 처벌을 받았다.

또 올해 거짓 기부금 영수증을 5회 또는 5,000만 원 이상 발급한 단체 60개, 기부금 영수증 발급 명세서를 작성·보관하지 않은 단체 4개, ‘상속세 및 증여세법’상 의무를 불이행해 1,000만 원 이상 추징당한 단체 15개 등 총 79개 단체가 공개됐다. 유형별로는 종교 단체가 66개(84%), 의료법인 8개, 교육 단체 3개, 사회복지 단체 1개, 학술·장학 단체 1개다. 이들은 수수료를 받고 기부금 영수증을 거짓 발급하거나 특수 관계인을 직원으로 채용하고 급여를 지급해 증여세가 추징됐다. 일례로 학교법인 재능학원은 출연·설립자의 친인척을 직원으로 채용하고 급여를 지급한 것이 드러나 증여세 7억 9,600만 원을 추징당했다. 일부 기부금 수령 단체는 연말정산에서 기부금 공제를 받으려는 사람에게 수수료를 받고 고액 기부금 영수증을 발급해줬다.
/세종=황정원기자 garden@sedaily.com

황정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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