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경제·마켓

[위클리 국제금융시장] 美 부양책 및 ECB 추가 완화에 촉각

브렉시트 관련 미래 관계 협상 타결 여부도 관심

뉴욕증권거래소(NYSE) 내부. /AFP연합뉴스뉴욕증권거래소(NYSE) 내부. /AFP연합뉴스



◇주식시장

지난 주 뉴욕 증시는 3대 주가 지수가 장중 및 종가 기준 사상 최고치를 일제히 경신하며 마감했다. 다우존스 30 산업평균지수는 약 1% 올랐고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는 1.7%, 나스닥은 2.1% 상승했다.


정가에서 연내 신규 부양책 타결을 위한 논의가 재개된 점이 증시를 끌어올렸다. 민주당이 2조 달러 이상 부양책을 고수하던 데서 9,000억 달러 규모로 물러서면서 협상 타결 기대감을 키웠다. 고용지표가 부진한 것으로 나왔지만 오히려 이것이 부양책 타결을 압박할 것이란 점이 부각됐다. 다만 5,000억 달러 규모로 더 작은 규모의 부양책을 주장해 온 공화당이 이를 수용할 것인지는 아직 불투명하다.

코로나19 백신과 관련해서는 다소 불안한 소식이 나왔지만, 시장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이었다. 화이자와 바이오엔테크가 개발한 백신의 연내 공급 물량이 원료 조달 문제로 인해 당초 예상의 절반 수준에 그칠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내년에는 13억회 분량 등 대규모 생산이 가능할 것으로 예상되는 점이 불안감을 누그러뜨렸다. 또 스테파네 방셀 모더나 최고경영자(CEO)는 내년에 5억회 분량의 백신 공급을 자신한다고 말했다. 모더나의 백신 접종 이후 최소 3개월 동안 높은 수준의 항체가 유지됐다는 조사 결과가 발표된 점도 긍정적 재료로 작용했다.

◇채권시장

마켓워치·다우존스-트레이드웹에 따르면 뉴욕 채권시장에서 10년물 국채수익률은 지난 주 12.7bp 상승했다. 지난 4일 장중 3월 이후 최고치인 0.986%까지 올라 1% 선을 위협하기도 했다.

시장의 관심이 쏠린 11월 고용보고서는 부진한 것으로 나왔지만, 안전 피난처인 미 국채 매수세를 자극하지 못했다. 시장 참여자들은 지표 부진 자체보다는 고용 둔화세가 미 정치권이 재정 부양책을 둘러싸고 더 움직여야 하는 이유가 될 수 있다고 봤다.

이에 국채 매도세가 강해지고 특히 장기물에 집중되면서 20년물 국채수익률은 6월 이후 최고치인 1.541%까지 올랐다. 30년물 수익률도 6월과 11월에 기록한 최근 고점인 1.76%에 근접했다.

슈왑센터의 콜린 마틴 채권 전략가는 “나쁜 뉴스가 좋은 소식이 되는 상황이 돌아왔다”며 “고용보고서가 의회에 부양안 통과를 자극할 수 있다면 경제 전반에 도움이 되며 국채수익률을 약간 더 끌어올릴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주 국채 입찰이 대거 대기한 점도 국채시장에 부담으로 작용했다. 미 재무부는 560억 달러의 3년물, 380억 달러의 10년물, 240억 달러의 30년물 국채 입찰에 나선다. 입찰 규모는 코로나19 이전보다 훨씬 크다.

미국 공화당의 밋 롬니(왼쪽 네번째) 상원의원 등 초당파 의원들이 지난 1일 9,080억달러 규모의 경기 부양책 절충안을 제시하고 관련 기자회견을 하기 위해 마스크를 벗고 있다. /AFP연합뉴스미국 공화당의 밋 롬니(왼쪽 네번째) 상원의원 등 초당파 의원들이 지난 1일 9,080억달러 규모의 경기 부양책 절충안을 제시하고 관련 기자회견을 하기 위해 마스크를 벗고 있다. /AFP연합뉴스


◇외환시장


주요 6개 통화에 대한 달러 가치를 반영하는 달러 인덱스는 주간 단위로 1.13%나 하락하며 달러화의 전반적인 약세가 이어졌다. 특히 미국의 부양책이 연내에 의회를 통과할 것에 대한 기대감이 달러화를 압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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낸시 펠로시 하원의장(민주당)은 신규 부양책 합의에 대한 모멘텀이 있다고 말했다. 펠로시 의장은 미치 매코널 공화당 상원 원내대표와의 부양책 논의에 대해 “우리 대화의 어조는 일을 이뤄내겠다는 결정을 암시하는 것이었다”면서 이같이 밝혔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당선인과 척 슈머 민주당 상원 원내대표도 11월 고용의 부진을 거론하며 긴급한 대응을 촉구했다.

케임브리지 글로벌 페이먼트의 시장 전략가인 돈 커런은 “외환시장의 핵심 동인은 두 가지로 좁혀질 수 있다”면서 “최근 의회가 미국의 또 다른 경기부양책을 마련할 가능성에 대한 흥분, 코로나19 백신개발이 급속하게 진전되고 있다는 열광이 최근 장을 지배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로이터연합뉴스/로이터연합뉴스


◇원유시장

지난 주 뉴욕상업거래소에서 1월물 서부 텍사스산 원유(WTI)는 1.6% 올랐다. 주 후반 산유국 증산 결정 영향과 미 부양책 협상 등이 유가 상승에 영향을 미쳤다.

OPEC+(석유수출국기구 및 러시아 등 주요 산유국 모임)는 지난 3일 내년 1월부터 산유량을 하루 50만 배럴 늘리기로 했다. 현행 770만 배럴인 감산 규모를 720만 배럴로 소폭 줄이는 것이다.

이는 당초 현행 수준의 감산이 석 달가량 더 연장될 것이라는 기대에 비해서는 유가에 부정적인 결정이다. 하지만 이번 주 OPEC+ 회의가 시작된 이후 계획대로 증산할 것을 주장하는 목소리가 거세졌던 것에 비하면 안도감을 주는 결과다. 증산 규모가 시장의 균형을 심각하게 해칠 만큼 많지 않다는 평가도 나온다.

미국 부양책 타결 가능성도 유가를 끌어올렸다. 미국 민주당과 공화당은 연내 추가 부양책 타결을 위한 협상에 다시 속도를 내고 있다. 민주당은 기존의 2조 달러 부양책 주장에서 물러서 9,000억 달러 규모에서 협상을 요구하고 있다. 공화당에서도 민주당의 이런 변화를 긍정적으로 평가하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주간전망

이번 주(7~11일) 국제금융시장은 미국의 경기 부양책 타결 가능성에 촉각을 곤두세울 것으로 전망된다. 민주·공화 양측이 오는 11일까지 완료해야 하는 예산안과 함께 부양책을 타결해야 한다는 입장을 내비치면서 부양책 논의가 급물살을 탈 가능성이 제기된다. 또 다음 주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를 앞두고 유럽중앙은행(ECB)의 추가 완화 조치 여부도 관심사다. 시장에서는 ECB의 팬데믹 긴급 매입 프로그램(PEPP) 확대 등 추가 조치를 기정사실로 받아들이고 있다. 브렉시트(영국의 유럽연합 탈퇴, Brexit) 관련 미래 관계 협상의 타결 여부도 이번 주 결정될 가능성이 높다.


노희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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