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종인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7일 이명박·박근혜 두 전직 대통령에 대한 대국민사과를 두고 당내의 반발이 거세지자 “구애받지 않을 것”이라고 사과하겠다는 뜻을 거듭 강조했다.
김 위원장은 이날 국회에서 열린 비상대책위원회 회의 후 기자들과 만나 ‘당 일각에서 사과에 대한 반대 목소리가 있다’는 질문에 “내 판단대로 할 것”이라며 이같이 주장했다.
앞서 김 위원장은 전날에도 ‘청년국민의힘’ 창당대회 후 기자들에게 “시기상으로 봐서 (사과를) 하지 않으면 안 되는 시기”라며 이르면 이주 중으로 대국민 사과에 나서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를 두고 당내에서는 맹비난하고 일어서며 전열이 흐트러지기도 했다.
장제원 의원은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통해 “정치적 정당성도, 사과 주체의 정통성도 확보하지 못한 명백한 월권”이라며 “국민의힘은 김 위원장의 사당(私黨)이 아니다”라고 규탄했다. 장 의원은 또 김 위원장이 비대위원장인 점을 거론하며 “정통성 없는 임시기구의 장이 당의 역사까지 독단적으로 재단할 권한을 가지고 있지 않다”며 “단 한 번의 의원총회도 거치지 않은 사과가 절차적 정당성을 가진 사과일 수 없다”고 규탄했다.
그러면서 “과거에 대한 사과가 취임 조건이었다면 애당초 김 위원장은 이 당에 오지 못했을 것”이라며 “더불어민주당의 폭주를 막는 데 당력을 집중해야 할 시기에 비대위원장이 나서 당의 분열을 조장하는 섣부른 사과 논란만 벌이고 있으니 참담한 심정”이라고 쏘아붙였다.
배현진 의원 역시 전날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누가 문재인 대통령을 탄생시켰나”라며 “김 위원장이 이번 주 두 전직 대통령에 대국민사과를 하시겠다는 기사가 도는데 인지 부조화로 아찔하다”고 정면 비판했다.
배 의원은 또 “이미 옥에 갇혀 죽을 때 나올까 말까 한 두 전직 대통령보다, 굳이 사과한다면 문 정권 탄생부터 사과해주셔야 맞지 않는가”라고 강력히 반발했다.
서병수 의원도 같은 날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탄핵의 강’은 언젠가는 넘어가야 할 숙명이지만, 박 전 대통령 탄핵 사과만이 탄핵의 강을 건널 수 있는 다리가 아니”라며 “지금은 때가 아니”라고 날을 세웠다.
아울러 “저들이 박 전 대통령에게 덮어씌운 온갖 억지와 모함을 걷어내고, 정상적 법과 원칙에 따른 재평가 후에 공과를 논해도 늦지 않다”며 “그것이 우리가 만든 대통령에 대한 올바른 도리이자 우파의 상식”이라고 주장했다.
국민의힘 복당을 추진하는 홍준표 무소속 의원 역시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통해 “김 위원장의 전직 대통령에 대한 사과는 전 정권들을 모두 부정하고 일부 탄핵 파들의 입장만 두둔하는 꼴이고 민주당 2중대로 가는 굴종의 길일뿐”이라며 “우리는 두 전직 대통령의 역사적 공과를 안고 국민의 심판을 받아야 한다”고 첨예하게 대립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