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산중공업(034020)이 1조2,00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에 성공했다. 낮은 신주발행가에 두산중공업이 그린뉴딜 수혜주로 부각된 점이 투자 심리를 자극했다.
두산중공업은 3~4일 진행한 1조2,125억원 규모 유상증자 청약률이 100.27%를 기록했다고 7일 밝혔다. 우리사주조합 및 구주주를 대상으로 진행된 이번 유증의 발행 주식 수는 1억2,149만5,330주였고 청약 주식 수는 1억2,181만7,686주였다.
두산중공업은 이번 청약에서 투자 수요를 모두 확보했지만, 초과 청약한 주주들을 대상으로 신주 배정에서 발생한 단수주(1주 미만으로 배정돼 발행되지 않은 주식) 6만148주는 일반 투자자에 넘길 예정이다. 8~9일 공모를 진행해 투자자를 모집한다.
이번 유증이 성공할 수 있었던 비결은 신주 인수 가격이 최근 주가 대비 40%가량 낮은 점이었다. 유증 모집가액은 9,980원이었다. 지난달 26일부터 30일 주가의 가중산술 평균에 40% 할인된 금액이 적용됐다. 7일 두산중공업 주가가 1만4,400원인 점을 고려하면 44% 낮다.
정부가 그린뉴딜정책을 통해 신재생에너지 분야에 대한 투자를 확대하는 상황에서 두산중공업이 수혜를 볼 것이란 전망도 영향을 줬다. 두산 오너가가 두산중공업 정상화에 온 힘을 다하고 있는 점 역시 호재다. 앞서 박정원 회장 등 ㈜두산 대주주들은 보유 중인 6,000억원 규모 두산퓨얼셀(336260) 보통주 일부 지분(23%)을 두산중공업에 무상증여 한 바 있다. 이를 통해 두산중공업은 두산퓨얼셀 지분 17.77%(우선주 포함 발행주식총수 기준)을 보유한 최대주주가 됐다. 두산 퓨얼셀은 발전용 연료전지 기술을 주력으로 하는 기업이다. 가스터빈과 풍력, 수소 등 친환경 에너지 사업에 박차를 가하고 있는 두산중공업은 수소연료전지 원천기술을 가진 두산퓨얼셀 최대주주가 되면서 시너지를 기대할 수 있게 됐다.
두산퓨얼셀이 성장할 것이란 기대감에 최근 세계 최대 자산운용사인 블랙록은 장내 매수를 통해 지난달 27~30일 지분 5.12%를 단순투자 목적으로 취득하기도 했다.
한편 이번 유증 성공에 따라 대표 주관사 업무를 맡았던 한국투자증권(36억원)과 NH투자증권(24억원)은 수수료로 60억원을 받을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