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설

[사설]노동손실일수 '1위'인데 노동개혁은 거꾸로

한국경제연구원이 7일 주요국의 노사 문화를 조사한 결과를 보면 2008년부터 2018년까지 한국의 임금 근로자 1,000명당 연평균 노동 손실 일수는 41.8일로 일본(0.2일)의 209배에 달했다. 지난해 조사(2007~2017년)에서는 172배였는데 1년 새 격차가 더 커졌다. 독일(4.3일), 미국(6.7일)보다도 각각 10배와 6배가 많았다. 같은 기간 한국의 노조 가입률은 연평균 10.4%로 일본(17.7%) 등에 비해 낮았는데 손실일이 많은 것은 소수 강경파에 휘둘려 쟁의를 반복하고 있기 때문이다. 경쟁국들의 노조 가입률은 갈수록 내려가는데 한국은 올라가고, 특히 문재인 정부 출범 후인 2018년에는 가입률이 1.1%나 상승했다.


그럼에도 우리 노사 문화는 퇴행적 수준을 면치 못하고 있다. 춘투(春鬪)와 하투(夏鬪)도 모자라 이제 ‘연중 파업’이 일상화됐다. 지난해 세계경제포럼(WEF)의 평가에 따르면 한국의 노사 협력 수준은 141개 국 중 130위에 머물렀고 노동시장 유연성도 97위에 그쳤다. 그런데도 노조에 날개를 더 달아주는 조치들이 이어지고 있다. 여권은 국제노동기구(ILO) 협약 비준을 위해 해고자·실업자의 노조 가입도 허용하는 노조법 개정을 추진하면서 정작 기업이 요구하는 파업 시 대체 근로 허용 등은 외면하고 있다. 노동이사제라는 칼을 쥐여주면서도 중소기업들이 갈구하는 주 52시간 근로제의 계도 기간 연장 방안은 들은 척도 하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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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와 여당은 우리의 후진적 노동 시스템이 왜 바뀌지 않는지 냉철하게 들여다봐야 한다. 노조가 여권의 지지층이라고 하더라도 국가의 미래 경쟁력까지 훼손하게 방치해서는 곤란하다. 기업 규제 3법에 기울이는 정성의 절반이라도 노동 개혁에 쏟는다면 우리의 노사 경쟁력이 이렇게까지 창피한 수준은 되지 않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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