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이 의료진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 최우선순위 대상으로 삼았지만 물량 부족 사태가 벌어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이에 따라 의료진 중에서도 제비뽑기 등으로 접종 순번을 정하는 병원이 나타나고 있다.
7일(현지 시간) 미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이르면 이번 주말 긴급 사용 승인을 거쳐 이달 미국에 풀릴 백신 물량은 약 2,000만 명분이다. 질병통제예방센터(CDC)가 가장 먼저 백신을 접종해야 하는 그룹으로 지정한 코로나19 최전선 근무 의료진이나 장기 요양 환자를 전부 만족시키기에도 부족한 실정이다. 정부 평가로는 최우선 접종 대상이 의료진 2,100만 명, 장기 요양 시설 입소자 300만 명 등 모두 2,400만 명이다.
네브래스카에서는 백신 물량이 턱없이 부족할 경우 제비뽑기 방식으로 우선 접종 대상자를 고를 방침이다. CDC는 코로나19 환자 또는 가족과 직접 접촉하는 의료진에게 가장 먼저 백신을 투여해야 한다고 권고했다.
실제로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가 화이자로부터 지난여름 코로나19 백신 구매 제안을 받고도 이를 간과해 내년 6월까지 미국 내 백신 공급을 늘릴 수 없는 것으로 알려지면서 물량 부족 우려가 커지고 있다. 이와 관련해 트럼프 대통령은 8일 다른 나라보다 미국 내에 백신을 우선 공급하도록 하는 행정명령에 서명할 예정이라고 뉴욕타임스(NYT)가 전했다.
영국은 서구 국가 중에는 최초로 8일부터 화이자의 백신을 대량 접종할 예정이다. 앞서 화이자가 백신 효과가 90%를 넘는다고 발표한 이틀 후인 지난달 11일 유럽연합(EU)은 2억 회분의 공급 계약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백신 공급은 올해 말 시작되며 계약에 따라 1억 회분을 추가로 공급받을 수 있다. 이 밖에 캐나다는 올해 말까지 화이자 백신 24만 9,000회 투여분을 배포할 계획이다.